선거 승리란 그것이 익히 예견됐다 하더라도 해당 정당에는 더할 수 없이 가슴 벅찬 일이다. 새누리당 당사에서 환호성이 번진 것은 당연하다. 집권세력에 대한 견제 성향이 짙게 나타나기 쉬운 재보선의 위험을 피했다는 것도 기쁨을 배가할 것이다. 특히 화성갑 승리로 6선 의원 출신의 서청원 당선자가 원내에 입성하게 된 것은 여권 입장에선 향후 정국 운용에 쓸 카드가 다양해졌다는 것을 뜻한다. 이래저래 감개무량일 것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어제 개표 결과를 오독(誤讀)하면 안 된다. 2개 선거구 결과는 대한민국 국민이 집권세력에 몰표를 던져준 것과는 크게 다르다. 선거공학적으로 원래 유리한 선거구에서 승리를 거둔 것뿐이다. 이를 과대포장하거나 왜곡하면 향후 폭주할 개연성이 높아진다. 절대적으로 경계할 일이다. 폭주는 전복사고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집권세력이 일으키는 전복사고는 국민에게 피해를 안기게 된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외려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왜 최근 하향 추세를 보이는지를 놓고 고민할 필요가 있다. 민심은 어제 개표 결과가 아니라 지지율 지표에 온전히 담겨 있을 공산이 많다.
민주당은 국정원 등의 선거개입 의혹 공방에서 그 나름대로 유리한 발판을 구축했다고 여길 만한 시점에 카운터펀치를 얻어맞은 격이다. 상처가 쓰라리기 십상이다. 크게 반성해야 한다. 민주당은 지난해 대선 패배 이후 지금껏 달라진 면모를 보여준 적이 없다. ‘질 선거’에서 졌다고 자위할 계제가 아니다. 야당 불신을 자초해온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