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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이 미래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핀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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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11-07 06:00:00 수정 : 2013-11-0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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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한 노키아서 쏟아져 나온 인재들
정부가 창업지원… 기업 생태계 혁신
“대기업이 쓰러질 때 기업가정신이 일어난다.”

지난 3월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이 발행하는 저명한 경영잡지인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정보통신기술(ICT) 강국 핀란드의 변화를 이렇게 묘사했다. 한때 세계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렸던 노키아가 금융위기 이후 몰락하면서 위기를 맞은 핀란드는 오히려 혁신적인 ‘창업 생태계’를 일궈 기회로 바꿔냈다. 모바일 게임의 히트작 ‘앵그리 버드’를 만든 로비오에 이어 슈퍼셀의 ‘클랜시 오브 클랜’도 인기몰이를 하면서 해외 인재까지 쇄도할 정도로 창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핀란드의 저력은 기업가정신에서 비롯됐다. 노키아가 구조조정을 단행해 1만명의 수준 높은 엔지니어를 내보내자 정부는 이들의 창업을 독려하고자 정부 측 벤처캐피털인 테케스를 통해 자금조달을 도왔다. 벤처기업의 지식재산권과 특허 획득업무를 신속하게 지원하려고 대학(알토대), 연구기관과 함께 알토기업가정신센터(ACE)도 설립했다. ACE는 대학이나 연구기관, 정부의 기술을 벤처로 이전토록 돕는 한편 기업가정신 교육과 해외 네트워킹 구축까지 담당해 2011년만 해도 75개 기업이 성과를 올리도록 뒷받침했다.

지방도시도 적극 참여해 기업가정신이 전국 곳곳으로 스며들었고, 노키아 역시 창업을 희망하는 직원에게 자금과 조직, 컨설팅을 지원하는 한편 미활용 아이디어 4000개를 풀었다.

정부의 자금지원을 받은 벤처는 2011년 420곳에서 이후 연간 5000곳까지 늘었다. 기술혁신을 통해 수출기업으로 거듭나도록 추가 지원에 나선 정부는 지난해 1640개의 관련사업을 진행했다.

핀란드는 노키아 쇠퇴 전만 해도 미국에 비해 기업가에 대한 평가가 박한 전형적인 유럽 국가였다. 인재들은 노키아만 바라본 채 굳이 실패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창업에 나서지 않았다.

박기임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핀란드는 안정을 중시하고 변화와 도전을 주저하는 사회적 문화 영향으로 청소년의 창업의식과 기업가정신은 한국과 비교해도 높은 편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알토대 학생이 주축이 된 기업가정신 동아리 ‘알토스’가 창업문화 확산에 나서면서 이런 분위기도 사라졌다. 전문성과 함께 타분야 지식을 두루 갖춘 인재를 육성할 목적으로 정부가 공학, 디자인, 경영학의 학제를 융합해 신설한 알토대의 학생들은 창업을 위한 자원 확보, 기업가정신이 충만한 지도적 육성을 목표로 내건 이 동아리에서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팀을 꾸리고, 전문가 조언을 구하는 한편 각종 회의와 인턴 근무를 통해 네크워크를 넓혔다. 성공한 벤처 기업가는 동아리 강연자로 나서 멘토링을 비롯한 재능기부를 몸소 실천했다. 정부 독려로 촉발된 기업가정신이 밑에서부터 자발적으로 샘솟는 창업문화로 진화한 셈이다.

정부도 과거 이론중심의 창업·기업가정신 교육을 실무중심으로 전환한 석사과정의 알토벤처프로그램을 도입해 모범사례를 제공하고 투자유치 방법을 가르치고 있다.

황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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