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명품 퇴비 생산까지
제천 이어 김해·대구 등 확산 “우리 마을 주민들은 농한기에도 놀지 않고 낙엽을 주워 돈을 벌어요.”
충북 제천시민들이 농한기에 접어들면서 낙엽을 수거하는 데 푹 빠졌다.
19일 제천시에 따르면 읍·면 지역에서 가을 수확이 거의 마무리되면서 낙엽 수거가 가정 경제에 실제 보탬이 되자 입소문을 타면서 동참 농가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28일부터 시가 시행하는 ‘낙엽 수매제’에 참여하는 주민들이 늘면서 벌써 100여t의 낙엽을 모았다. 시는 낙엽을 5㎏에 1500원씩 수매하고 있다. 시는 내년 3월 초까지 350t의 낙엽을 수매할 계획이다.
시는 올해부터 산불예방과 저소득층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이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시는 낙엽 수거자에게 산불감시원 기능까지 부여해 산불 발생 요인을 사전 차단토록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주민들이 수거한 낙엽은 마을회관이나 읍·면·동사무소에서 수매하고 있다.시는 이렇게 모은 낙엽은 친환경 효소인 EM을 섞어 명품 퇴비를 생산해 꽃묘 농가에 무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경남 김해시도 도로변 가로수에서 떨어진 낙엽을 사들이는 ‘낙엽 수매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김해시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노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낙엽으로 친환경 퇴비를 생산해 농사용 거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낙엽을 치워 거리를 깨끗하게 할 뿐 아니라 지하 우수관 빗물 역류도 막는 등 일석사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김해시는 내다봤다. 시는 제천시의 낙엽수매제를 벤치마킹해 예산을 확보하기로 했다.
충북 제천시 직원들이 주민들로부터 수매한 낙엽을 한 군데 쌓아 친환경 퇴비를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 제천시 제공 |
한편 충북 청주시 흥덕구와 광주시 북구는 도로에서 수거된 낙엽을 퇴비로 만들어 인근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제천시 관계자는 “80㎏짜리 쌀을 담은 마대자루 1개에 낙엽을 담을 경우 20∼30㎏ 정도다 보니 농가 부업으로도 수입이 짭짤하다”며 “ 농한기에 접어들지만 주민들이 마을회관에서 고스톱 등 화투 놀이를 하지 않고 낙엽을 수거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제천=김을지 기자e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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