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내시경 후 의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한 여성이 병원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해당 병원 의사는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25일 노컷뉴스에 따르면 여성 A씨는 지난 8월, 자주 다니던 내과를 찾았다가 수면내시경 후 의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의사는 전남편의 후배로 평소에도 자주 진료를 다녀 잘 아는 사이였다.
내시경을 끝낸 A씨는 의사에 의해 초음파실로 옮겨졌다. 의사가 초음파검사를 권유했기 때문이다. 이후 의사는 마취 기운이 덜 풀린 A씨의 음부를 자극하고 본인의 성기를 A씨 손에 가져다 대는 등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병원비를 받지 않겠다는 간호사의 말을 거절하고 돈을 낸 뒤 경찰서로 향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의 속옷에 초음파 검사 당시 몸에 바른 젤의 성분인 글리세린이 검출됐다. 그러나 경찰은 ‘혐의없음’으로 결론 내렸다. 경찰 관계자는 “A씨 속옷에서 젤 성분이 나오기는 했지만 속옷 매듭이나 실밥에서 나온 것”이라며 “배 부분에 젤을 바르면 속옷 끝에 묻을 수 있는데 이를 보고 성추행이라 단정하기는 무리”라고 설명했다.
A씨는 결국 병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펼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한 가지 충격적인 사실이 전해졌다. A씨와 비슷한 피해를 당한 여성 B씨가 나타난 것이다. B씨는 초음파실에서 의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전했다.
이에 의사는 “진료행위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를 초음파 검사한 이유에 대해서는 “지난해 A씨 남편 모친상에 못 가서 사과의 표시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범죄자 취급을 당하고 있다”며 “검찰 수사가 끝나면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민단체는 의사의 주장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반응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내과에서 항문을 왜 보느냐”며 “또 다른 피해자가 나타났다는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이 단순히 경찰 조서만 보고 무혐의로 사건을 종결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팀 new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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