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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잔재’ 논란 대구 느린우체통 철거

입력 : 2013-11-28 18:31:08 수정 : 2013-11-29 09: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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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설치 이후 항의 잇따라 대구 중구 근대골목에 있는 ‘느린 우체통(사진)’이 철거됐다.

느린 우체통의 형태와 우체통에 새겨져 있는 체신마크가 일제강점기에 쓰였다는 이유에서다.

28일 대구 중구에 따르면 일본어로 체신(遞信)을 데이신(テイシン)이라고 발음하는데, 이 느린 우체통에 새겨진 일본 체신마크는 ‘テ’자에서 유래한 것이다. 약 1.4m 높이 원통형 우체통 모양 역시 일제 때에 쓰이던 것이다.

이 우체통은 대구 중구가 지난해 ‘근대골목투어’ 코스를 정비하면서 관광객들의 사진 소품 목적으로 설치한 것이다. 올 4월부터는 1년 뒤에 편지를 배달해주는 ‘느린 우체통’으로 활용해 관광객에게 인기를 얻어왔다.

그러나 이 우체통이 인기를 끈 이후 중구청과 대구우체국에 ‘왜 일제 때 우체통을 가져다 놓았느냐’는 수십통의 항의전화가 빗발쳤고, 이를 확인한 우정사업본부에서도 우체통을 교체해줄 것을 요청해왔다. 대구 출신의 독립운동가이자 저항시인인 ‘이상화’ 고택 앞에 있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중구는 고심 끝에 최근 이 우체통을 뽑아내고 그 자리에 요즘 쓰이는 일반 우체통을 임시로 가져다 놨다. 대구 중구청 관계자는 “내년 초쯤 새로운 디자인의 우체통을 다시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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