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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쓰레기… 두 서구 작가의 ‘작업 방법론’은?

입력 : 2013-12-03 21:18:04 수정 : 2013-12-04 08:3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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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에런 영·獨 안젤름 라일리 개인전 요즘 서구 젊은 작가들은 어떤 방법론을 가지고 작업을 할까. 굵직한 외국작가 전시로 정평이 나 있는 국제갤러리에서 거의 동시에 열리고 있는 미국 작가 에런 영(Aaron Young·41)과 독일 작가 안젤름 라일리(Anselm Reyle·43)의 개인전은 이를 엿볼 수 있는 기회다.

미국문화의 절정기는 1960∼70년대라 할 수 있다. 자신들이 최고라는 아집이 있었다. 미니멀리즘과 추상표현주의가 풍미하던 시절이다. 권력, 욕망, 과시적인 요소들이 미적 요소로 부각됐다. 미국문화가 쇠퇴기에 접어든 요즘 미국의 젊은 작가들은 어떤 작업을 하고 있을까. 에런 영은 미니멀니즘과 추상표현주의를 다시 ‘바라보기’를 시도한다. 당시 작가들 보다 폭넓게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서 있는 것이다.

“미술사에서 끌리는 것을 가져와 내것으로 필터링을 한다. 그것이 다시 전통이 되는 것이다.”

그는 도널드 저드, 존 매크라켄, 드쿠닝의 추상표현주의를 따르고 존 케이지 등의 퍼포먼스에서 영감을 얻었다.

스포츠카 스포일러로 만든 에런 영의 미니멀 조각.
커다란 함석판에 물감을 쏟아부은 후, 그 위에서 오토바이를 탄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면서 브레이크를 밟으면 뒷바퀴가 헛돌며 일종의 ‘번 아웃(Burn-out)’ 현상이 생긴다. 그렇게 바퀴가 만들어낸 자국이 그림이 됐다. 드쿠닝이 추구한 액션페인팅이 연상된다.

“존 케이지가 트럭을 몰면서 종이를 깔고 잉크 자국을 남게 한 영상작품에서 아이디어를 빌려왔다.”

자동차용 도료로 매끈하게 마감해 벽에 붙인 스포일러(자동차가 고속으로 주행할 때 전복되지 않도록 차량 후미에 날개처럼 부착한 것) 조각은 미니멀한 도널드 저드나 존 매크라켄을 생각하게 한다. 머스탱, 콜벳, 카마로 등 미국 남성들이 열광하는 클래식 스포츠카의 장식을 차용한 것은 미국사회의 기저에 깔린 마초문화의 환기다. 15일까지.

안젤름 라일리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만나는 폐기물을 전시장에 끌어들였다. 상업적인 목적으로 생산됐던 이른바 ‘발견된 오브제’를 작품의 주요 재료로 삼는다. 알루미늄 포일, 아크릴 물감, 자동차용 도료, 일상적 쓰레기 등 다양하다. 

포일로 구겨서 만든 안젤름 라일리의 회화.
“예술은 곧 문제 제기며 여기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관찰자의 몫이다. 예술에서 중요한 것은 관찰자의 의지다.” 관람자의 능동적인 자세가 요구된다는 얘기다. 폐기물에서 이 시대의 자화상을 읽어내고, 개별의 기억을 환기시켜 보라는 것이다. 화려한 추억 더미가 될 수도 있다.

일부 폐기물은 스팟 라이트와 네온, 그리고 버려진 형광등 조명과 함께 전시공간 양 옆으로 어우러져 있다. 화려하고 감각적인 평면작품들과 함께 스펙터클한 광경을 연출한다.

라일리는 현대사회의 문명주의적인 미학, 예를 들어 앤디 워홀의 팝아트 등의 시각적인 접근 방식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 31일까지. (02)735-8449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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