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그룹의 공백을 메울 유력한 세력으로는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을 정점으로 한 김정은체제의 신실세 그룹이 주목받고 있다. 최룡해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신임 아래 김정은체제 출범 이후 급부상한 인물이다. 김일성대 서울동문회장인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장성택이 오랫동안 데리고 있던 측근 2명까지 제거할 정도의 큰일을 벌일 때에는 ‘돌격대’가 필요하다”며 “최룡해도 몸조심은 많이 하겠지만 돌격대는 군인이 적임자이고, 지금 시점에서는 김정은에게 최룡해의 존재가 절실한 만큼 당분간 북한 권력구도는 최룡해를 중심으로 돌아갈 개연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노동당에서는 장성택이 장악하고 있던 행정부가 힘이 빠지고 조직 지도부가 영향력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군부에서는 김정은체제에서 전격 발탁된 장정남 인민무력부장과 리영길 군총참모장 등이 포진해 있다.
김관진 국방장관을 비롯한 각 군 지휘관들이 4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하반기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에 참석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김 장관은 북한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실각설과 관련해 “북한이 권력체제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북한체제의 불안정성과 공포 분위기가 생성되고 있으며, 이는 대남 도발로 이어질 수도 있다”면서 철저한 대비태세 유지를 지시했다. 이재문 기자 |
일각에선 장성택 세력을 숙청하는 과정에서 내부 권력투쟁이 가속돼 김정은 제거를 위한 쿠데타가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북한 외교관 출신인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미리 배포한 세미나 발제문에서 “장성택의 정치 기반이었던 당 행정부와 인민보안부(경찰), 최룡해의 군부,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우리의 국정원장)의 보위세력 사이의 권력다툼이 최고조에 달해 있어 김경희 사망 등 돌발상황 발생 시 급격한 혼란에 직면할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비록 이번에는 장성택 세력이 군부와 보위부에 밀려 숙청됐으나 향후 가까운 시일 내에 당 세력이 김정은을 반대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2014년도 북한 정세는 치열한 권력투쟁 속에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불안정과 혼돈의 시기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민서·김선영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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