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이 6일 소형 SUV QM3를 공식 출시했다.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에서 전량 생산하는 QM3는 내년 최대 1만5000대가 국내에 들어올 전망이다. 르노삼성의 판매량이 늘어나는 데는 긍정적이지만 수입·판매하는 차가 전체 판매량의 최대 20%를 차지하면서 부산공장의 생산성이 도마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QM3가 7분 만에 사전계약 물량 1000대가 동나는 등 인기를 끌자 르노삼성도 물량 확보에 나섰다. 르노삼성은 QM3 출시행사에서 “QM3의 인기에 힘입어 애초 예상했던 내년 물량 5000대를 크게 늘린 1만5000대 수준까지 전망하고 있다”며 “물량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 6일 서울 논현동에서 열린 QM3 신차발표행사. |
내년도 QM3의 판매량이 크게 늘어나 1만5000대가 수입될 경우 르노삼성차는 정체성 논란에 빠질 우려도 제기됐다. 판매량의 최대 20%를 수입물량이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1만5000대는 올해 BMW코리아의 5시리즈 연간 판매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르노삼성측은 출시행사에서 “QM3는 르노삼성이 수입해 판매하는 만큼 국산차로 분류해야한다”며 “판매량 집계는 이제 수입·국산을 구분하지 않고 수량으로만 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내년도 르노삼성 판매량의 상당 부분을 수입차 QM3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국내 생산을 시작할 가능성은 극히 낮은 것으로 예상된다. 오히려 QM3의 흥행이 부산공장 근로자의 임금협상 등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도 제기됐다.
르노그룹이 QM3를 스페인에서 생산하는 이유는 생산량을 확보하는 대신 비용을 줄였기 때문이다. 르노자동차는 스페인 공장 노조와 노동시간 연장, 물가인상률보다 낮은 임금인상, 비정규직 투입 등을 합의했고 그 대가로 생산 증대를 약속했다.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은 지난해 기준 연간 28만6264대를 생산했다. 그러나 주력 생산품이던 소형차 클리오의 신차 생산 유치에 실패해 연간 13만대 수준의 구형 모델만 생산하고 있다. 나머지 물량은 QM3를 생산해서 스페인 공장을 활용한다는 게 르노그룹의 전략이다.
르노그룹은 스페인 공장과 이미 QM3의 생산량 증대를 약속하기도 했다. 르노그룹의 로셸 키메네스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오토모티브 뉴스 유럽’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QM3(유럽명 캡처)의 생산량이 12만대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필요하다면 16만대까지 생산량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경제 위기 상황에 르노그룹에 유리한 합의를 이뤄낸 스페인 공장을 활용하기 때문에 부산공장으로의 물량 이전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오히려 스페인 공장 사례를 들어 부산공장 임금 삭감 등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놨다.
이다일 기자 aut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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