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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섰다 달리다…‘ISG’ 또는 ‘스톱앤고’ 기능의 오해와 진실

입력 : 2013-12-09 15:01:40 수정 : 2014-02-24 23:3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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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 상승효과가 거의 없다’ VS ‘정차 시 소음과 떨림이 심한 디젤차를 위한 기능이다’. 차량이 정지하면 시동이 꺼지고 출발 시 다시 켜지는 ISG(Idle Stop&Go) 기능이 수입차를 넘어 국산차에도 보편화하면서 실효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수입차든 국산차든 ‘연비를 올려준다’고 밝히지만, 실제 각기 다른 도로상황에서 연비가 얼마나 향상되는지를 밝힌 업체는 드물다. 일각에선 엔진과 연결된 기능인 탓에 차값만 키운다는 지적도 있고, 우리나라처럼 정차가 잦은 도로환경에 특히 유용하다는 옹호론도 팽팽하다.

‘스톱앤고’, ‘스톱앤스타트’, ‘오토 스타트·스톱’, ‘스타트·스톱’ 등 국내 출시 5∼6년 만에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이 기능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봤다.

◆마이크로 하이브리드로 불리는 이유

9일 업계에 따르면 ISG는 ‘마이크로 하이브리드’로도 불린다. 일본 도요타가 주도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상황에 따라 엔진을 정지했다 재시동하는 원리에서 아이디어를 냈다는 게 통설이다. 소음·진동이 많은 디젤차만 위한 기능은 아니다. 고연비 요구를 충족하고, 공회전을 줄임으로써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친환경 시스템이라는 것. 고연비를 요구하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세계적으로 가솔린 차 비중은 점차 하락하고 있다. 2007년 전 세계 가솔린 차 비중은 67.7%에서 올해 58.6%로 13%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ISG 장착 비중은 0.2%에서 19.9%로 폭증할 전망이다. 디젤차 등 고연비차량의 ISG 장착 비율은 2008년 4.7%에서 올해 27.2%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가솔린차든 디젤차든 ISG 비율이 급상승했다.
▶ 현대기아차의 ISG 시스템
국내시장도 가솔린 중심에서 각각 독일차와 일본차가 주도하는 디젤이나 하이브리드차로 옮아가면서 ISG 장착 비율이 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경우 국내에 출시된 디젤차량 전체, E클래스와 S클래스의 일부 가솔린차와 AMG모델에 ISG가 장착됐고, 유럽 출시 모델에만 ISG를 장착했던 현대기아차도 고급차종에서 엑센트, 아반떼, K3 등 국내 중소형차로 장착을 늘리고 있다.

◆연비, 얼마나 좋아지나?

ISG의 핵심은 차량 정지구간에서 엔진을 멈춰 연비 등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소비자 입장에선 얼마나 연비가 좋아지는지가 궁금하다. 한 수입 부품업체 엔지니어는 “가솔린 또는 디젤 엔진에 몇 가지 부품과 안전 센서, 스위치 등이 추가된 것으로 외형적으로 일반 엔진과 같다”며 “하지만 ISG 외에 다른 연비절감 기능을 함께 장착하기 때문에 ISG만으로 인한 연비상승을 정확히 측정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 유럽 테스트 결과 4.7∼8%의 연비개선 효과가 나타났다”며 “도심 운전 시 총 주행거리의 30%가량에서 정지한다는 통계에 비춰봐도 연비 개선 효과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 푸조의 스톱앤스타트 시스템.
‘블루모션’으로 이 기능을 채택한 폴크스바겐은 “약 6%의 연비개선 효과가 있다”고 설명하고, 메르세데스-벤츠와 함께 유럽에서 ISG를 초창기에 장착한 푸조는 “시내 주행 시 약 15%의 연비 향상 효과와 평균 5g/㎞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 효과를 보인다”고 적고 있다. 이 기능 등을 ‘e-HDi’로 이름 지은 푸조는 구체적으로 “교통정체 구간에서는 20∼30%, 일반 도심 환경에서는 6∼10% 연비가 개선된다”고 밝혔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오토 스타트스톱 기능은 국내 출시 모델 중 X3에 처음 적용됐고,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연료 소모를 대략 3~6% 줄여준다”고 밝혔다.

◆“작지만 큰 미래기술”
▶ BMW의 오토 스타트스톱 버튼
업체마다 부르는 이름, 효과는 차이가 있지만 기술은 비슷하다. 특히 ISG는 미래의 자율주행 기술에도 꼭 필요한 기능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이다. 지금이야 차가 정지한 이후에 ISG가 작동하지만, 향후 도로상황을 감지하고 차가 자동 정지할 때에도 ISG가 중요하다는 것. 지금도 업체들이 ISG 기능 향상에 기술력을 모으는 이유다. 특히 정지와 재시동이 자주 일어나서 기존 ‘시동 모터’보다 내구성이 좋은 모터가 필요하다. 출발 지연으로 인한 운전자 불만을 줄이기 위해 재시동 센서도 강화하고 있다. 푸조는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고 0.4초 안에 재시동이 걸린다고 강조한다. 주차 시나 저속주행을 반복할 때 원치 않는 엔진정지를 막기 위해 핸들 조향 각도를 인식하는 센서가 개발됐고, 시동 정지와 무관하게 에어컨·라디오 등을 지속하고 배터리 성능을 제어하기 위한 전원조정 및 배터리 관리시스템도 개선 중이다. 경사로에서 ISG 작동으로 인한 밀림을 방지하기 위해 브레이크 압력 센서와 도로 경사 감지 센서 등도 추가된다. 여기다 운전자가 있을 때에만 ISG를 작동하기 위해 안전벨트 센서 등도 필요하다. 이 모든 장치들을 ECU(전자제어장치)가 종합적으로 판단해 ISG를 작동한다. 아주 작은 기능이지만 연비를 올려주고, 미래에도 꼭 필요한 기술이라는 설명이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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