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생산량 64% 철도 의존…감축 운행에 수송량 30%로 뚝
레미콘 공장 가동 중단 가능성…건설업체 대응책 없어 발동동 전국철도노동조합의 파업이 사흘째로 접어들면서 점차 시멘트, 유연탄 등 산업계의 물류 피해가 가시화하고 있다.
시멘트 운송 자질로 레미콘 업계가 비상이 걸렸고, 건설업계도 물량확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멘트·레미콘 업계는 파업이 2∼3일 더 지속되면 재고물량 소진으로 건설현장 공급에 차질을 빚어 경제적 피해가 매우 커질 것이라며 2차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임시처방식 열차운행이 이어지면서 대체인력 등의 피로누적 등에 따른 크고 작은 사고 발생에 대한 우려도 일고 있다.
11일 코레일에 따르면 노조 파업으로 화물열차 운행이 평소 259회에서 91회로 대폭 감축됐다. 컨테이너를 수송하는 부산항과 광양항, 오봉지구는 57회에서 28회로, 시멘트를 수송하는 동해·제천지구는 56회에서 17회로 화물열차를 감축 운행하고 있다.
화물열차 운행률이 크게 낮아지면서 내륙 지역에 위치한 시멘트업체가 직격탄을 맞았다.
강원 영월과 충북 단양·제천 등지에 위치한 시멘트업체들은 생산량의 64%를 철도 운송에 의존하고 있는 탓이다. 실제로 시멘트 철도 수송은 하루 평균 4만6000t에서 30%인 1만3800t으로 급감했다. 특히 파업이 장기화하면 물류 수송 차질로 공장 가동이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
한국시멘트협회의 한 관계자는 “업체들이 벌크 시멘트 트레일러(BCT)를 이용해 하루 1만8000t을 수송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원활하지 않아 철도 운송물량의 20% 정도는 차질을 피할 수 없다”며 “현재 철도역 저장시설의 재고물량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어 지금과 같은 상황이 2∼3일만 더 지속되면 피해가 매우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멘트 공급이 줄어들면서 레미콘 업체들도 비상이 걸렸다. 전국 레미콘 업체는 유진과 삼표, 아주 등 빅3와 시멘트 회사의 자회사인 쌍용·한일레미콘 등 대형사가 10여개에 이르고, 전국적으로 레미콘 공장은 900여개에 달한다.
이들 공장이 보유한 시멘트 재고물량은 하루 이틀치에 불과해 철도 파업이 장기화되면 문을 닫는 공장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레미콘 업체의 한 관계자는 “레미콘은 미리 생산하지 않고 건설현장의 주문을 받아 생산하기 때문에 자재 수급에 민감하다”며 “이번주는 이럭저럭 넘기겠지만 다음주 월요일부터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체는 뾰족한 대응책이 없어 발만 구르고 있다. 대형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파업에 대비해 지난주 초에 전국 공사현장에 시멘트와 레미콘 사전 생산물량 확보를 지시하는 공문을 띄웠다”며 “그러나 파업이 장기화되면 수도권 일부 현장에 시멘트와 레미콘이 부족해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도 “다행히 겨울철이라 공사물량은 많지 않지만 파업 장기화로 시멘트 등을 확보하지 못하면 공정을 약간 늦출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신진호·이보람 기자 ship6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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