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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자식들 끌어안고… 화마 속 온몸으로 불길 막은 '모정'

입력 : 2013-12-12 08:31:06 수정 : 2013-12-12 11:4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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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아파트 화재가 발생해 30대 어머니와 어린 3자녀 등 일가족 4명이 숨졌다.

어머니는 불길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어린 두아이를 부둥켜 안은 모습으로 숨진채 발견 돼 구조에 나섰던 소방관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었다.   

지난 11일 밤 9시35분께 부산 북구 화명동의 17층짜리 아파트 7층에 있는 홍모(34·여)씨의 집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홍씨와 9살, 1살짜리 딸과 8살난 아들이 불길을 피하지 못하고 희생됐다. 

불길 치솟는 아파트 11일 오후 9시35분께 부산 북구 화명동의 한 아파트 7층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다. 이 화재로 홍모(34·여)씨와 홍씨의 어린 아이 3명이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있다. <연합>
홍씨의 남편은 이날 오후 6시께 야간근무를 위해 집을 나서 화를 면했으나 비보를 듣고 달려와 시신을 붙들고 오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들은 어머니 홍모(34)씨가 한살배기 딸, 여덟 살짜리 아들을 부둥켜 안은 채 발코니에서 숨져 있는 것을 목격했다.  아홉 살 큰딸의 시신은 현관쪽 작은 방에서 발견됐다.

홍씨의 시신을 발견한 소방관은 "어머니가 거실에서 나오는 불길을 막으려는 듯 등을 돌린 채 온 힘으로 두 아이를 양팔로 감싸고 쓰려져 있었다"며 "'시신을 분리 하기 힘들겠다' 생각할 정도로 꼭 안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어머니 홍씨는 다급한 목소리로 119에 "현관 쪽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신고한 점을 미뤄 신고당시 이미 큰 불길이 일어 현관 옆방에 있던 큰딸에게 달려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화재발생 15분 전 홍씨  남편은 집으로 전화를 해 아이들의 안부를 물은 것이 가족과의 마지막 통화였다.

이 불로 이웃한 주민 B(57)씨 등 6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주민들이 놀라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불이 나자 소방차 28대와 소방대원 103명이 화재진압에 나서 화재발생 1시간만인 밤 10시27분께 진화를 완료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불이 A씨의 집 현관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 중이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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