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2012년 동기보다 43%↓… 롯데제과·하이트진로·농심도 부진
롯데칠성·동원F&B 큰폭 성장 대조적 주부 김숙현(45)씨는 최근 가족들이 집에서 건강식품으로 챙겨먹던 기능성 요구르트 3개 중 2개를 끊었다. 아들 것만 남기고 자신과 남편 것을 끊은 이유는 한달에 6만원가량 내는 가격도 부담스러워졌기 때문이다. 김씨는 “남편 월급은 그대로인데 물가는 계속 오른 탓에 가계비를 줄일 생각으로 건강식품부터 먼저 끊게 됐다”며 아쉬워했다.
‘가계 불황’ 여파로 건강식품과 간식거리 등을 줄이는 가정이 느는 바람에 식품업체들의 매출이 크게 줄고 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대표 내수업종인 식음료 주요 기업 30곳의 영업이익이 오랜 불황 탓에 작년 동기보다 무려 19.4% 감소했다.
15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년 1∼3분기 상장 식음료 기업 매출액 상위 30곳의 영업이익(연결기준)은 2조3610억8300만원으로 작년 동기의 2조9280억8000만원에 비해 19.4% 줄었다.
매출액 1위 CJ제일제당의 영업이익은 2799억2500만원으로 작년 동기(4873억1600만원)보다 42.6% 줄어들었다. 오리온(-13.1%), 롯데제과(-33.9%), 하이트진로(-31.6%), 농심(-28.0%), 오뚜기(-5.2%), 대상(-9.8%), 동원산업(-13.5%), 남양유업(적자전환), 대한제당(-25.4%)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KT&G도 6.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이들 30개 기업의 전체 당기순이익도 1조9519억5600만원에서 1조5239억2200만원으로 21.9% 감소했다. CJ제일제당의 당기순익은 1280억7800만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50.3% 줄었고, KT&G는 4804억7800만원으로 22.4% 하락했다. 주요 상장 식음료기업 대부분의 당기순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들 기업의 총 매출액은 33조4019억7900만원으로 작년 동기의 32조6513억2600만원에 비해 2.3% 증가했다. 이처럼 이들 식음료업체가 실적 부진을 겪자 투자액도 5.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광고비는 6.5% 감소했다.
반면 롯데칠성음료(20.2%), 동원F&B(30.4%), 롯데푸드(18.8%), 매일유업(5.1%), 삼립식품(24.1%), 크라운제과(8.6%), 삼양식품(25.8%)은 커다란 영업이익 성장세를 보였다. 기업경영평가사이트 ‘CEO스코어’ 박주근 대표는 “불황이 장기화한 탓에 내수업종으로 대표되는 식음료업체들도 나쁜 실적을 낼 수밖에 없었다”며 “대형마트 의무휴무제도 이들 기업의 영업에 악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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