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서 국제금융단지 조성공사 부산시가 수백억원의 예산을 들여 도심생태하천으로 복원공사를 벌인 동천에 시커먼 폐유 덩어리 수천 개가 떠내려와 하천 하구와 인근 부산항을 오염시키고 있다.
동천 옆에서는 부산시와 한국은행 등 주요 금융기관이 1조여원을 들여 국제금융단지를 조성 중이다.
16일 부산 남구 문현동 일대 주민들에 따르면 15일 오전 7시쯤부터 오전 내내 문현동 소재 국제금융단지 앞 강폭이 80여m에 달하는 동천에 지름 10㎝∼2m에 달하는 폐유 덩어리 수천개가 하천 하류 방향으로 1㎞ 정도의 띠를 이룬 채 부산항으로 흘러 내려갔다.
15일 오전 7시쯤 부산 남구 문현동 국제금융단지 인근 동천에 폐유 덩어리 수천개가 떠내려가고 있다. 맹화찬 세계일보 조사위원 제공 |
폐유 덩어리는 2∼3개월 전부터 매주 토요일 밤부터 일요일 오전 사이에 집중 배출됐다고 주민들은 설명하고 있다.
주민 맹화찬(61·운수업)씨는 “15일 오전 6시∼8시 동천변을 따라 산책을 하는데 폐유 덩어리 수천개가 부산항으로 떠내려가는 게 보여 신고했다”며 “몇 달 전부터 이런 현상이 반복되고 있으며 행정당국의 신속한 조사와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지난 2008년부터 지금까지 300여억원을 투입해 유지 용수 확보와 조경수 식재, 공원 조성, 보행교량 설치 등의 동천 환경개선사업을 해왔다.
지난해엔 동천에 매일 바닷물 5만t을 끌어들이는 ‘해수 통수관’을 설치해 범냇골로터리에서 동천으로 흘려보내 오염수 희석작업을 벌이고 있다.
부산=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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