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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 커질수록 국가빚 ‘눈덩이’… “채권 발행규모 줄여야”

입력 : 2013-12-17 06:00:00 수정 : 2013-12-17 08: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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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평기금 부채 150兆 돌파 정부가 외국환평형기금의 채권을 지속적으로 발행하는 것은 외화 유동성의 일시적인 과부족에 따른 시장교란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동시에 대외 지급 능력을 강화해 국가신인도를 끌어올리려는 조치다. 그러나 외평기금 채권 발행 확대로 기금의 조달·운용 금리차에 따른 이차손실(利差損失: 지급금리와 수취금리 차이로 인한 손실) 규모가 커져 국가재정에 부담을 주는 것이 문제다.

◆국가채무 증가 요인


1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가 외환시장 안정에 쓸 재원을 마련할 목적으로 발행하는 외평기금 국채의 연간 순증 규모는 2008년 5조7819억원, 2009년 7조8000억원에서 2010∼2011년 16조원으로 껑충 뛰었다. 올해는 18조원에 달해 2008년의 3배 이상 순증할 것으로 보인다. 국채 상환액보다 발행액이 더 많은 탓이다.

외평기금의 국채 발행 잔액도 덩달아 늘고 있다. 국가채무관리계획에 따르면 올해 외평기금의 국채 발행 잔액은 171조원으로 국가채무(480조5000억원)의 35.6%에 이르고, 박근혜정부 마지막 해인 2017년에는 235조원으로 국가채무의 38.5%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평기금의 국채 발행은 국가채무를 증가시키는 주요 요인이 돼 국가재정에 악영향을 가중시킬 수 있다.

◆이차손실·환차 손실도 커져

외평기금의 이차손실 규모도 커지고 있다. 이는 기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채권의 지급금리보다 자금을 운용해서 받는 수취금리가 낮아서 발생하는 구조적인 역마진 때문이다. 2007년 파생부문을 포함한 외평기금의 수취금리(4.59%)와 지급금리(4.85%)의 차는 0.26%포인트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는 3.08%포인트로 벌어졌다. 이차손실액은 2007년 8315억원에서 지난해 6조3536억원으로 불어났다.

환평가손실도 문제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할 때는 원화 약세로 환평가이익이 발생하나 환율이 하락할 때에는 원화 강세로 환평가손실이 난다. 글로벌 위기로 급속한 자본유출을 막을 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환율하락을 방어하는 데 사용하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환평가손실이 생긴다. 2008년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환율이 급등해 23조7575억원의 환평가이익을 거뒀다. 특히 이 해에는 이런 환평가이익에 힘입어 재정운용에서 15조1923억원의 이익을 냈다. 그렇지만 이후 환율이 급락한 데다 금리차 확대에 따른 역마진으로 2009년 4조696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어 2010년 5조968억원, 2011년 3조3048억원, 지난해 12조3079억원 등의 당기순손실이 이어졌다.

◆외평기금 자산규모 적정하게 운용해야

정부는 외평기금이 한국은행 예치금, 외화위탁자산 등 부채에 대응되는 자산을 보유해 국민에게 순수하게 돌아가는 적자성 채무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또 외평기금은 글로벌 재정위기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외환시장을 안정시킨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나 외평기금의 자산운용 규모가 확대될수록 이차손실이 증가하고 누적적자 규모가 커지는 구조인 만큼 외평기금의 자산규모를 적정하게 운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국채 발행을 통해 시장개입 재원을 마련하는 것은 국가채무를 증가시키고 구조적인 이차손실로 국가재정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며 “외평기금 국채 발행이 외환시장에 주는 안정 효과와 투입 비용을 면밀하게 비교·분석하고 국가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심도 있게 살펴 중장기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금융경제팀장은 “현재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니까 이자비용을 고려해 외평기금 국채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세종=박찬준·우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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