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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진의청심청담] ‘열린 기독교’로 통일 앞당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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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12-23 21:24:50 수정 : 2013-12-23 21:3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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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선명 총재 통일사상 주목
좌우 대립 넘는 통합 기반 필요
최근에 한반도를 둘러싸고 세계 권력의 양극이 그 단말마적 결전을 하는 여러 신호와 굉음을 들을 수 있다. 중국은 아직도 전근대적인 영토 야욕에 빠져 동아시아의 역사를 왜곡하고 있으며, 일본은 군국주의의 부활을 국민들에게 부추기고 있는 꼴이다. 한국은 중국과 일본의 방해와 이해관계 속에서 남북통일을 달성해야 하는 역사적 과제를 안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시대의 전개를 앞두고 한·중·일의 경제공동체를 이루어야 하는 마당에 각국의 태도는 시대정신을 역행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실질적으로 세계 제국을 이끌고 있는 팍스아메리카나는 21세기에도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한·중·일의 정세를 관망하고 요리하고 있다.

역사의 주도권이 탁상공론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권력의 양상은 어제오늘의 것만이 아니다. 인간의 역사라는 것이 그렇게 전개돼 왔다고 하는 편이 옳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오늘날 역사의 중심이 동북아에 와 있다는 점이다. 그 한복판에 한국이 있다는 사실이다. 아무튼 미래 인류는 동북아의 역사적 패권 경쟁과 그 결과를 통해 판세가 결정될 것이다.

현재 공산사회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나라의 핵심은 중국과 북한이고, 두 나라의 동맹과 연계는 아무튼 사회주의의 마지막 버팀목으로 지구상에 잔존하고 있다. 자유·자본주의와 공산사회주의가 한바탕 결전을 치른 것은 이미 오래고, 중국도 살아남기 위해 자본주의를 배우고 자본주의 경제를 도입하고 상부구조만 마오이즘을 유지하면서 정경분리 정책을 취하고 있다. 중국은 현재 정치와 경제에서 공산당 귀족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정세 속에서 통일을 이루어야 하는 한국으로서는 참으로 현명한 판단과 열린 자세로 역사의 급류를 헤쳐가야 하는 형국이다. 분명히 동북아를 중심으로 역사 전개의 운세가 온 것은 사실이고, 이러한 기회를 통일로 이끌어야 하는 국민적 지혜가 요구된다.

신라가 삼국통일을 이룰 때는 한·중·일에서 불교가 주도적인 이데올로기로 작용하고 있었고, 그 가운데 원효의 ‘화쟁(和諍)사상’은 통일을 이루는 사상적 기반과 저력으로 떠올랐다. 단순히 불교가 통일을 이루게 했다고는 말할 수 없다. 불교 가운데서도 ‘열린 불교’라고 할 수 있는 화쟁사상이 있었기에 우리 민족은 통일을 감당할 수 있는 사상적 그릇을 마련한 셈이었다.

오늘날은 아무래도 서구 중심으로 세계사가 전개된 지 오래고, 따라서 기독교 사상을 중심으로 통일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삼국통일 때도 ‘열린 불교’가 그 역할을 담당했듯이 오늘날도 ‘닫힌 기독교’가 아니라 ‘열린 기독교’라야 된다는 점이다.

오늘날 한국에서 ‘열린 기독교’라면 어떤 기독교인가. 대부분의 보수기독교단은 현재 종파이익에 혈안이 돼 있고, 스스로의 문을 닫고 있는 경우가 많다. 삼국통일의 화쟁사상에 견줄 수 있는 사상이 마련돼 있어야 남북통일에 기여할 것인데, 아무리 훑어보아도 일관된 체계를 가진 사상체계는 문선명 선생의 ‘통일사상’과 ‘두익(頭翼)사상’밖에 달리 특별한 사상이 없다.

‘통일사상’은 이미 대승(大乘)기독교, 열린 기독교로서 세계사에 영향을 미쳤고, 또는 민족사적으로도 ‘한민족’임을 과시한 지 오래다. 지구상에서 공산주의를 붕괴시키는 데에 최전선에 있었으며, 소련의 해빙을 이끌었다. 민족 내부적으로도 북한과의 관계에서 전향적인 자제를 취하면서 세계사와 국내사에서 양면 작전을 고수했다.

통일이데올로기는 항상 좌우 대립을 넘어서 제3의 이데올로기를 스스로 정립할 수 있을 때에 통일을 감당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제3의 이데올로기는 좌우의 절충이 아니다. ‘두익’사상도 절충이 아니다. 절충이 아닌, 양자 대립구조를 뛰어넘어 상대를 포용하면서 스스로를 지키는 능력을 지닌 쪽에서 주도권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러한 점에서 한국은 매우 유리한 고지에 있다.

박정진 객원논설위원·문화평론가
한국은 북한에 비해 세계 문명사의 흐름을 순조롭게 타면서 현재 각 분야에서 선진국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고, 실제로 세계사에서 한국의 존재를 무시할 나라는 하나도 없다. 이럴 때에 우리의 저력을 바탕으로 주변국과의 원활한 실리외교와 통일에의 당위성을 각국으로부터 얻어내야 하는 것이 위정자들과 문화 지도자들의 할 일이다. 무엇보다도 내부적으로 집단이기를 넘어서야 하는 것이다.

북한의 제2인자였던 장성택의 사형 소식이 급보로 전해지면서 한국과 세계는 다시 한 번 북한 전체주의의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김일성 왕조, 김일성 세습체제 등 여러 이름으로 풍자되는 북한의 3대 세습체제는 분명히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 문제는 중국이 언제까지 사회주의 동맹체제를 존속할 것이냐에 있다.

북한 체제를 두고 우리는 남의 일처럼 비난만 할 위치에 있지 않다. 북한은 불과 60∼70년 전만 해도 우리 민족이었기 때문이다. 한민족의 역사 속에서 어떤 속성이 지금의 북한과 같은 체제를 만들었고, 그러한 극도의 억압체제, 정보감시체제, 최악의 연극사회를 반백년 이상 유지케 했는지, 민족적으로 반성해야 할 일이다. 남한 사람들에게도 얼마간 그러한 문화적 인자들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정은체제는 앞으로 더욱더 경직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한 점에서 평화통일을 이루어야 하는 한민족으로서는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우려가 전화위복이 돼서 통일에의 길을 앞당길지도 모른다. 내년은 갑오년(甲午年)이다. 우리나라에 내려오는 비결(秘訣)에 내년 갑오년과 내후년 을미년을 두고 ‘오미락단단(午未樂團團)’이라고 한다.

“오미년에 즐거움의 실마리가 되는 단결이 이루어진다는 뜻으로 남북통일의 계기가 마련된다”는 뜻이다. 이와 더불어 한국에는 이미 훌륭한 현철이 많이 태어났다고 한다. 새해에 기대해보자.

박정진 객원논설위원·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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