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여수해양경찰서는 여수 원유2부두 해상 기름유출 사고에 대한 중간 수사결과 안전한 속력을 지키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접안을 시도한 유조선이 원인이라고 발표했다.
◇사고원인
여수해경에 따르면 싱가포르선적의 16만t급 유조선 우이산호는 지난해 12월9일 영국에서 출항해 지난달 31일 오전 9시35분께 여수 낙포각 원유2부두에 접안하다 원유 이송관을 파손해 바다로 기름을 유출시키는 사고를 냈다.
여수 광양항의 경우 강제 도선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입·출항하는 유조선 등 대형 선박은 도선사에 의해 입·출항 하도록 지정돼 있기 때문에 이 배도 사고 당일 오전 여수 외항에서 대기 중이었다.
23년 경력의 여수항 도선사지회 소속 주도선사 김모씨와 보조도선사 이모씨 등 2명이 지난달 31일 오전 8시18분께 승선해 여수 낙포각 원유2부두로 접안을 시도했다.
유조선은 충돌한 원유2부두까지 1시간 17분동안 운항하면서 원유2부두까지 13㎞를 이동했다.
통상적으로 도선사가 승선한 이후 3~4노트로 접안장소에 접근해야 하지만 이 배는 원유부두 충돌직전인 오전 9시27분 9노트 속력이었으며 9시30분 8노트, 9시32분 7.2노트로 속력을 전혀 줄이지 못했다.
결국 9시35분께 7노트 속력으로 충돌했다. 배를 예인하던 예인선 들은 미리 위험을 감지하고 충돌직전 유조선에서 이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도선사 및 선장의 과실 여부가 집중거론 되고 있다.
해경은 우이산호가 안전속력을 유지 하지 않고 약 7노트의 속력으로 무리하게 접안해 원유2부두에 충돌했고 원유와 납사, 유성혼합물이 든 송유관 파이프 3개가 파손되면서 잔존유가 바다로 유촐됐다고 설명했다.
◇유출량 및 피해
해경 조사결과 우이산호 원유 이송관 충돌 사고에 따른 원유유출량은 당초 알려진 4드럼보다 200배가 넘는 164㎘(820드럼)로 드러났다.
해경은 원유 이송관 3개 중 원유 70㎘, 나프나 69㎘, 유성혼합물 25㎘ 등이 해상으로 흘렀다고 밝혔다.
원유2부두의 파손된 이송관은 원유용 파이프 30인치, 납사용 파이프 30인치, 유성혼합물용 파이프 18인치관이 215m 길이로 설치돼 있으며 원유저장고에서 111m 지점이 파손됐다. 남은 부분은 104m로 파이프 끝부분은 막혀 있어 잔존유만 바다로 흘렀다.
하지만 원유2부두 관리사인 여수산단 정유회사는 사고 직전인 지난달 31일 오전 800ℓ(4드럼)상당이 유출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 추정치는 사고발생 사흘이 지나도 변하지 않았지만, 해상에 퍼진 기름의 상황과는 전혀 맞지 않는 수치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지속적인 논란거리가 됐다.
여수해경은 원유유출량은 향후 보상 문제와도 직결되기 때문에 정확한 유출양에 대해 강도 높은 수사와 검정회사 등을 통해 객관적으로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 '선박 운항 부주의·도선사 실수' 집중 수사
여수해경은 정확한 기름유출량 산정에 이어 선박 운항 부주의와 도선사의 실수여부에 대해 수사를 집중할 계획이다.
해경은 사고 후 수사본부를 설치해 사고선박 관계자 및 도선사, 여수산단 정유회사 등 관련자들을 불러 과실 여부 등을 캐고 있다.
유조선을 예인했던 6척의 예인선은 유조선에 승선한 도선사의 지시를 받고 움직이기 때문에 일단 수사 선상에서는 제외 됐고, 도선사와 선장, 정유회사 등에 대해 수사를 펴고 있다.
도선사 김모씨는 "배가 설줄 알았다. 매뉴얼대로 했기 때문에 과실이 아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우이산호가 예정시간보다 한시간 앞서 접안을 시도했던 것에 대해 의혹을 제기 했다.
김상배 여수해경 서장은 "정확한 기름유출량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수사와 검정회사 등을 통해 객관적으로 입증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사고선박관계자 및 도선사, 산단 업체 등 관련 책임자들의 과실을 따져 법령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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