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교통상황으로 비교하면 반대 차선에서 다가오는 직진 차량을 피하기 위해 사전에 좌측 방향으로 운전대를 돌리면서 속도를 높였는데 높아진 속도가 줄어들지 않아 사고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한 해상운송전문가는 3일164㎘에 달하는 기름유출사고의 원인은 유조선을 이끈 도선사의 무리한 좌회전 때문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전문가는 사고를 낸 유조선이 당초 원유부두 도착 예정 시간보다 1시간가량 빨리 도착해 부두에 충돌했고 무리하게 속력을 높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척의 컨테이너 선박이 광양항 쪽에서 오동도 쪽으로 내려가고 있었는데, 남해 상주 쪽에서 광양항 쪽으로 올라가던 유조선(사고 선박)이 중간에 있는 낙포 원유부두로 좌회전하기 위해 속력을 높인 게 원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상에도 육지 도로와 마찬가지로 약속된 차선이 있다"면서 "외해에서 광양항으로 진입하는 선박은 육지의 차량과 마찬가지로 오른쪽으로 통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고가 발생한 낙포각 원유2부두는 광양항쪽으로 진입하는 사고 유조선의 진행방향으로 볼 때 왼쪽에 위치해 있다.
따라서 유조선이 원유부두에 접안하기 위해서는 좌회전을 해 상대편이 진입해올 항로를 가로질러 지나야 한다.
상대편 항로에 대형 컨테이너선박이 내려오는 것을 목격한 사고 유조선은 기다림보다는 '빠른 통과'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여수해경은 3일 중간수사결과에서 유조선이 7노트의 속도를 줄이지 않아 사고가 났으며 통상적으로 예인선에 의해 예인될 때 3~4노트의 속력을 유지했어야 맞는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여수해상교통관제센터(VTS)가 당시 최초 사고를 인지했을 때 어떻게 유조선을 관제했는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해상 전문가들은 해상교통관제센터가 무리한 좌선회를 알고도 방치했는지 와 도선사가 지시에 따르지 않았는지 등 수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달 31일 오전 9시35분께 전남 여수시 낙포동 낙포각 원유 2부두에서 싱가포르 국적의 유조선 우이산호(16만4000t급)가 접안 중 여수산단 정유 업체의 송유관을 들이받아 송유관 파이프3개가 두 쪽으로 나뉘면서 잔존 원유와 나프타, 유성혼합물 164㎘가 바다로 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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