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도 송유관 밸브 터진 후 늑장대처 쟁점
이번 사고의 1차적인 책임은 안전한 속력을 넘어 약 7노트의 속력으로 무리하게 접안을 시도해 송유관을 터뜨린 도선사에게 있지만 현재까지 선박 자체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이는 데다, 당초 GS칼텍스 측을 통해 알려진 기름 유출량이 과도하게 축소됐고 송유관 밸브를 잠그기까지 시간도 상당 부분 지체됐기 때문이다.
우선 사고 유조선은 유조선의 철판이 두 겹인 이중선체로 과거 원유 유출 사고와 달리 이번 사태에서 논란이 될 소지는 적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한 겹인 단일선체는 국내법에 따라 지난 2011년부터 운항이 금지됐다.
문제는 GS칼텍스 측이 당초 기름 유출량을 800ℓ로 추정했지만 해경 조사 결과 200배 이상인 16만4000ℓ로 드러났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기름 유출량이 애초 GS칼텍스 측이 발표한 드럼통 4통 분량(800ℓ)이라면 송유관 6m 정도를 채울 정도에 불과하다"며 "실제 송유관 길이에 훨씬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해경에 따르면 전체 송유관 길이는 215m. 무려 35배 이상 차이가 난다.
특히 이번 사태의 핵심 쟁점은 GS칼텍스가 송유관이 터진 것을 인지한 후 얼마나 신속하게 대응했느냐다. GS칼텍스의 책임 범위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해경 조사 결과 GS칼텍스 측은 배관 밸브를 사고 발생 후 1시간 뒤 잠근 것으로 드러났다.
선박 전문가는 "(유조선과 충돌로)송유관 안의 기름은 셀 수 밖에 없다고 해도 (GS칼텍스 측이)송유관을 늦게 잠갔다"며 "송유관의 지름과 압력 등을 고려해야 1시간당 유출된 기름량을 정확히 알 수 있지만 송유관 지름이 90cm로 꽤 큰 것으로 보아 유출량이 상당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송유관 밸브를 잠그고 속을 비우는 작업에 소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GS칼텍스 측도 이 부분에 대해서 인정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유조선 내 원유를 송유관로를 통해 공장 내 탱크에 저장하는데 사고로 송유관로가 터졌고, 밸브를 수동으로 잠그다 보니 완전히 잠그기까지 시간이 걸렸다"며 "그 사이 송유관로에 남아있던 기름이 상당부분 바다로 흘러들어갔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GS칼텍스는 어민단체, 해수부와 협의체를 구성, 어민들이 조업에 피해를 본 것에 대한 보상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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