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행시 56회 출신 사무관 10여명이 새로 환경부에 배치될 예정인데요. 행시 횟수로는 한 기수 아래이지만 나보다 어린 후배는 없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사무관급 이상 가운데 ‘나이로 막내’란 기록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아요.”
송 사무관은 세계일보가 선정한 ‘미래 한국을 빛낼 인물’ 13인 중 유일한 공직자다. 임용 직후부터 물환경정책국 물환경정책과에 근무해 온 그는 ‘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인 팔당호와 대청호 상수원 관리를 맡고 있다. 팔당호는 서울·경기 2500만 주민, 대청호는 충청권 350만 주민의 식수와 직결된다. 남한 인구 절반 이상이 마시는 물의 ‘품질’이 송 사무관의 두 어깨에 달려 있는 셈이다.
“팔당호와 대청호는 수질 보전을 위해 정부가 특별히 관리하는 지역입니다. 해당 지방자치단체 공무원과 지역주민들을 수시로 만나 여러 얘기를 듣죠. 물론 그분들은 규제에 불만이 있을 수 있으나 ‘수질 보전에 필요한 합리적 규제’라고 설명하면 대체로 수긍하셔요. 나이가 어려서 그런지 다들 편하게 대해주셔서 업무 수행이 잘되고 있습니다. 상수원 주변 주민들의 애로사항이 뭔지 파악하기도 쉽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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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송혜영 사무관은 “대학 입학과 동시에 공무원의 길을 결심했다”며 “공무원이 돼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일은 사회 개선에 기여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허정호 기자 |
환경은 국경을 넘나드는 문제인 만큼 여러 나라가 모여 머리를 맞대는 국제회의가 수시로 열린다. 마침 물에 관한 각종 국제협력 사업도 송 사무관 몫이다. 그래서 세계기상기구(WMO)가 있는 스위스 제네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있는 프랑스 파리, 매년 ‘세계 물주간’ 행사가 열리는 스웨덴 스톡홀름 등에 출장을 다녀왔다. 수질을 비롯한 환경 문제를 다루는 각국 정부와 비정부기구(NGO)의 최신 동향을 접할 좋은 기회였다.
우리 사회는 ‘환경부=규제 부처’란 인식이 강하다. 가뜩이나 비좁은 국토에서 다같이 먹고살려면 개발을 계속해야 하는데, 환경 논리 때문에 힘들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환경과 개발의 ‘조화’는 송 사무관에게 중요한 화두가 아닐 수 없다.
“최근 중국발 미세먼지 문제가 불거진 뒤 주말에 환경부 당직을 서면 ‘불안해 밖에 못 나가겠다’거나 ‘오늘 외출해도 정말 괜찮겠느냐’는 문의 전화가 많이 옵니다. 환경을 바라보는 국민적 인식이 그만큼 높아진 거죠. 물론 개발도 필요하지만 개개인의 쾌적한 삶과 건강만큼 중요한 게 어디 있을까요. 환경과 개발이 반드시 함께 갈 때 우리의 꿈인 ‘녹색 미래’가 앞당겨질 거라 믿습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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