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듯 사람을 책처럼 대출해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휴먼 라이브러리는 이미 70여개의 국가에서 대화를 통해 서로의 편견을 없애는 일상 속 배움의 장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에서는 국회도서관이 2010년 최초로 휴먼 라이브러리를 개최하여 그 정신과 가치를 소개한 바 있으며, 지금은 전국의 많은 공공도서관과 시민단체에서 휴먼 라이브러리를 운영 중에 있다.
15일 오후 12시30분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리는 휴먼 라이브러리 창립자 로니 에버겔 초청 강연에서는 휴먼 라이브러리의 취지와 철학, 70여개 국가의 운영사례, 국내 휴먼 라이브러리에 전하고 싶은 이야기 등이 소개된다.
이어 오후 2시45분부터 5시까지 국회도서관 2층 나비정원에서 열리는 휴먼 라이브러리 컨퍼런스에서는 ‘한국 사회 대표 편견 23’개의 주제에 해당하는 동성애자, 북한이탈주민, 노숙자 등 사람책 23명과 100명이 넘는 독자들이 대화를 통해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다.
황창화 국회도서관장은 “휴먼 라이브러리를 처음 접했을 때 정말 신선하고 환상적이었다. 관장 취임 이후, 휴먼 라이브러리를 상설화하는 도서관서비스를 구상했는데 그것이 바로 사람을 데이터베이스 하는 ‘휴먼 DB’이다. 이번 행사는 국회도서관에서 추진하고 있는 휴먼 DB 사업에도 많은 시사와 영감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국회도서관과 함께 희망제작소, 수원시평생학습관이 공동주관하고 있다.
◇휴먼 라이브러리 사람책 명단(23명) ▲전직 비행청소년=세계를 누비는 활동가가 되다, 로니 에버겔 휴먼라이브러리 창립자 ▲공무원=철밥통으로만 알기엔, 부족해, 강평석 완주군청 마을회사육성 팀장 ▲비제도권·학생=하루 24시간을 조각하는 소년, 김경보 지구마을청년교육협동조합 이사 ▲20대=네 인생은 네가 사는 거야, 김경현 시인 ▲비혼주의자=나는 '나'와 결혼했다, 김선화 그리다협동조합 조합원 ▲기자==김 기자의 소심한 ‘바로잡습니다’, 김성환 한겨레21 사회팀 기자 ▲신체장애인=장애에 적응하기, 김재왕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 ▲여성주의자=저는 여성주의자가 아닙니다만, 노재윤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직원 ▲채식주의자=채식하는 보디빌더, 도혜강 베지테리언 피트니스 코리아 대표 ▲이주민=우리 힘으로 바꿔 나갈 거예요, 뚜라 미얀마센터 공동대표 ▲아줌마=아줌마니까 할 수 있는 백만 가지 이야기, 류인혜 주부 ▲자치단체장=사람 존중의 복지도시를 꿈꾸며, 박우섭 인천남구청장 ▲노숙인=매일 빅이슈를 품에 안고 안테나 세우는 남자, 서명진 빅이슈판매원 ▲사회복지사=사회복지사는 천사가 아니다, 오영식, 시소와그네 강북영유아통합지원센터 팀장 ▲여자대학생=여대생이어서 유학생이어서가 아니라, 유지주 이화여대 국제학부생 ▲예술가=그리지 않아도 그리고 있다, 이덕순 화가 ▲중국인=중국인도 다 달라요, 이철 재한중국유학생연합회 사무국장 ▲국회의원=환갑의 정치 신인, 인사 드립니다, 이학영 19대 국회의원 ▲농부=쌀 한 톨이 품은 이야기, 장명진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남도 부의장 ▲한부모가정=편부모가 아니라 '한'부모입니다, 전영순 한국한부모연합 대표 ▲동성애자=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있어요, 정욜 동성애자인권연대 활동가 ▲경찰=나는 오늘도 경찰이 필요한 시민을 위해 달려간다, 조효익 충남서천경찰서 경장 ▲지역=전라도 사람은 왜 그랴?, 황풍년 전라도닷컴 편집장
조정진 기자 jj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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