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오후 발생한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로 신입생환영회에 참석한 부산외대 학생 100여명이 다치고 10명이 숨졌다. 이후 부산외대 게시판은 학교 측의 성실한 대응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목소리로 가득하다.
18일 오전 한 학생은 게시판에 “속보를 보고 바로 컴퓨터를 켰다”며 “부산외대 새내기 여러분들의 무사무탈을 기도한다”고 글을 올렸다. 다른 학생은 “침통한 심정을 감출 수 없다”며 “해당 학생들의 가족과 친구들은 아직도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행사를 기획하고 주도한 책임자의 명확한 입장표명이 중요하다”며 “해결방안을 성실히 모색해 달라”고 부탁했다.
한 학생은 “부푼 가슴으로 대학생활을 꿈꿨을 후배님들에게 조의를 표한다”며 “가슴 졸이고 계실 부모님들께 힘내시라는 말을 전한다”고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지금은 누구에게 책임을 묻고 따지기보다 고개 숙여 기도하는 힘이 필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악플’에 대해 가만있지 않겠다는 글도 있었다. 한 학생은 “포털사이트에서 우리 학교 신입생들에게 차마 입에 담을 수도 없을 만큼의 악플과 추합 발언 등을 하는 네티즌들이 많다”며 “자신들이 관련되지 않았다고 무책임한 댓글을 단다”고 주장했다. 이어 “학교 측에서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서 고소 조치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 학생은 “강제 학과 통폐합이나 부정 선거 등 많은 일이 있었지만 지금은 아예 다른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 학생은 “신입생 OT에서 사람이 죽었다는 건 어떤 말과 행동으로도 용서되지 않는다”며 “학교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꼭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정해린 부산외대 총장은 사과문을 통해 “대학을 믿고 학생을 맡긴 학부모께 죄송하다”며 “앞으로 대학이 할 수 있는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학생들을 책임지는 총장으로서 죄송한 말씀을 올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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