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정된 행사 예산 9000만원
실제 계약금액은 5400만원 115명의 사상자가 난 경북 경주 마우나리조트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주도한 부산외대 총학생회가 장소 변경 등 이번 사건과 관련한 핵심 사항에 대해 함구하고 있어 의혹만 키우고 있다.
20일 부산외대에 따르면 총학생회는 지난달 중순 경주 켄싱턴리조트를 사전 답사한 뒤 내부적으로 이곳을 행사장으로 결정, ‘신입생 예비대학 안내문’에 이를 명시한 일정표를 만들어 각 가정에 발송했다. 전체 신입생 2100명 중 1190명이 참석을 통보하고 회비를 납부했다.
그러나 총학생회는 무슨 이유인지 행사 직전에 장소를 사고가 발생한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로 급히 변경했고, 17일 1차로 아시아대학과 유럽·미주대학 신입생 등 1012명이 참가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했다.
부산외대 측은 19일 브리핑을 통해 “애초 켄싱턴리조트를 예약했지만 리조트 측에서 ‘취소’ 통보가 왔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한 데 이어 20일에도 “총학이 켄싱턴리조트와 계약한 계약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분명히 계약서가 존재한다. 나중에 경찰에서 다 밝혀지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해명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본지가 켄싱턴리조트 측에 확인한 결과 아예 계약 자체를 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관호 켄싱턴리조트 영업팀장은 “지난 1월 중순 부산외대 총학생회 팀이 찾아와 수용인원, 시설 점검을 하는 등 답사를 한 것은 맞지만 당시 구두계약을 포함해 어떤 계약도 한 사실이 없고, 당연히 이후 ‘계약취소 통보’도 한 적이 없다”며 “부산외대 측에서 자꾸 ‘계약 취소 통보’ 얘기가 나오는데, 우리도 황당해 적절한 대응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총학생회 또 다른 간부는 “경찰 조사에서 리베이트 관련도 다 말했고, (이번 행사와 관련) 리베이트를 받기로 약속한 사실은 없다”고 언급했다.
또 학교 측은 이번 오리엔테이션 행사와 관련해 총학이 교통비를 포함해 9000만원의 예산을 책정했다고 발표했지만 경찰은 이벤트업체와 리조트 간의 행사 계약금액이 5400만원이라고 밝혀 3000만원 정도 차이가 발생해 장소 변경에 영향을 준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부산·경주=전상후·이정우·이보람 기자 sanghu6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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