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갈등속 ‘하나의 시장’ 형성 ‘세계는 하나다’, ‘정치와 경제는 별개다’.
동북아 지역 경제대국인 한국과 중국, 일본 3개국에 딱 어울리는 말이다. 한·중·일은 지난해부터 과거사, 방공식별구역 문제 등으로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지만 상호 경제 의존도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에 진출한 일본과 중국 기업은 지난해 각각 3000개, 2000개를 돌파했다. 한국도 세계 최대시장인 중국에 2만개, 일본에 2000개 이상의 대중소 기업이 진출해 시장 지배력을 키우고 있다. 20일 코트라(무역투자진흥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누계로 한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은 3155개, 중국 기업은 2093개였다.
1990년대 981개 기업이 한국에 진출한 일본은 20년새 321%, 2000년 310개 기업이 한국시장에 들어온 중국은 675%나 증가했다.
일본과 중국의 한국 직접투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일본은 28억6700만달러, 중국은 2억1000만달러를 각각 투자했다. 외국 기업이 스스로 부지를 확보하고 공장을 세우는 ‘그린필드형’ 투자 비중은 줄고 기존 회사를 매입하는 ‘M&A형’ 투자 비중이 느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장치산업보다는 스포츠·의류·화장품 등 소비재 산업에 중점을 두는 경향이 뚜렷하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세 나라의 정치·사회적 갈등을 경제계가 완화해주고 정서적으로 소비문화가 비슷해 하나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