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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지진 3년, 일본은 ‘구호 손길’에 담긴 뜻 깊이 되새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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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3-11 22:08:27 수정 : 2014-03-11 22: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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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 어제로 3년을 맞았다. 일본에서는 어제 아베 신조 총리를 실행위원장으로 하는 동일본 대지진 3주년 추도식이 열렸다. 규모 9.0의 강진이 엄습한 뒤 밀려든 쓰나미는 1만8000여명의 인명을 앗아갔다. 재산 피해만 238조원에 이른다. 시간이 흘러도 가족 잃은 슬픔이야 어찌 가시겠는가. 일본 열도는 그때의 상처를 되새기며 슬픔에 젖어 있다. 깊은 애도를 표하며, 그 상처가 빨리 치유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비탄에 젖은 일본의 모습은 지금도 생생하다. 하늘나라로 간 부모 영정 아래 홀로 누워 있던 어린이, 쓰나미에 휩쓸려 사라진 가족, 사라진 집을 하염없이 바라보던 소녀. 세계인은 함께 눈물을 흘렸다. 한 사람이라도 더 살아남기를 바라며 간절히 기도했다. 어디 그뿐인가. 생필품을 얻기 위해 길게 늘어선 일본인을 보며 지구촌 가족들은 또 박수를 보냈다. “일본은 반드시 절망을 딛고 일어서야 한다”는 격려도 끊이지 않았다. 구조 인력을 보내고, 구호 물품도 실어날랐다.

그 상처는 아직도 완전히 치유되지 않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일본인은 얼마인가. 일본 열도가 재난을 딛고 조속히 정상화하기를 기원한다.

3년 전의 일을 떠올리며 과거와 달라진 일본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지금의 아베 정권은 우경화 행보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잘못된 과거를 반성하기는커녕 지우기에 여념이 없다. 일본군위안부 동원 사실을 부정하고, 1993년 발표된 고노담화를 폐기하려고 한다. 독도 영유권 분쟁에 불을 붙이며 대외적인 분쟁을 조장하기까지 한다. 한·일 관계는 싸늘하게 식고 있다.

오죽했으면 미국 정부까지 역사의 시침을 거꾸로 돌리는 일본 정부를 경고하고 나섰겠는가. 일본 TBS에 따르면 미국은 “고노담화 검증 결과를 공표하면 한·일 관계는 더 악화된다”며 무모한 일을 하지 말 것을 아베 총리 관저에 전달했다고 한다.

동일본 대지진에는 일본이 깨우쳐야 할 교훈이 담겨 있다.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공영의 미래를 함께 열어가야 하는 것이 한·일이 지향해야 할 바다. 많은 일본인은 이런 생각을 갖고 있을 터이다. 일본의 극우정치인이 문제다. 알량한 정치적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이웃과의 갈등을 조장하니 그것은 일본이 가야 할 길이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아직 대지진의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한 일본이 하루속히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갈망한다. 일본 정치인은 이 뜻을 깊이 헤아리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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