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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이키 외무차관 방한, 관계개선 의지는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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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3-12 22:22:46 수정 : 2014-03-13 01:5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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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외무차관회담이 어제 서울에서 열렸다. 작년 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이후 처음 열린 고위급 회담이다. 분위기는 냉랭했다. 악화일로를 치닫는 지금의 한·일 관계를 반영한다. 성과가 있다면 “양국 관계를 이대로 두면 안 된다”는 데에 공감을 이룬 점이다.

일본 외무차관이 서울에 온 것은 금 간 한·미·일 동맹체제를 복구하려는 미국의 압박이 배경을 이루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나서고 있다. 미국은 4월 말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전 한·일 두 나라가 과거사 갈등을 푸는 상징적인 모습을 보이기를 요구하고 있다. 24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에서는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도 일본 언론이 전했다.

한·일 관계가 지금처럼 파행으로 치달아서는 한·미·일 동맹체제를 기반으로 한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은 크게 뒤틀리게 된다. 대중국 전략에 구멍이 생기고, 북핵 대응도 흔들릴 소지가 있다. 미국이 원하는 바가 아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강고한 동맹체제야말로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고 한반도의 안보를 지키는 지렛대다.

일본의 생각이 다른 것 같으니 문제다. 지금의 일본 정부는 한·일 관계에 관한 한 ‘트러블 메이커’다. 일본군위안부 존재와 전쟁범죄 부정, 고노담화 수정·폐기 움직임, 독도 영유권 주장, 중·고교 교과서 역사왜곡 등 하나하나가 한반도에 대한 도발이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야마모토 이치타 영토문제담당상이 과거사·영토 문제와 관련해 외국 주재 대사를 통한 홍보전을 강화하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했다고 한다. 한·일 관계를 금 가게 한 잘못된 행동을 제쳐둔 채 홍보를 강화하겠다니 그것이야말로 본말이 바뀐 행태다.

일본에게 묻게 된다. 무엇으로 한·일 관계를 복원할 것인가. 믿음이 중요하다. 일본이 ‘잘못된 과거사’를 솔직히 인정하면 된다. 애써 이를 외면하니 한·일은 손잡기 힘든 먼 나라로 변하는 것 아닌가. 미국을 방문한 최윤희 합참의장은 어제 “일본과 발전적으로 안보협력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국방부는 “원론적 언급”이라고 했다. 하지만 함의가 깊다. 믿음이 쌓이면 안보까지 손을 잡을 수 있다는 뜻이다.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 일본과는 손잡기 힘들다. 중요한 것은 일본의 생각과 행동의 변화다. 사이키 아키타카 외무차관은 일본으로 돌아가 무엇이 역사를 바꾸는 일인지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분명히 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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