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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스토리] 피로 얼룩진 저고리… 그 흔적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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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3-15 06:00:00 수정 : 2014-03-15 10:3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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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문화재 중 김구 선생 관련 유물도 9점
서거때 혈흔 남아있는 두루마리, 윤봉길 의사와 바꾼 시계 등 ‘감동’
등록문화재 587건에서 이름이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인물은 백범 김구 선생이다. 도장, 시계, 글씨, 옷 등 관련 유물 9점이 등록되어 있다.

저마다의 사연이 없는 문화재가 없겠으나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우뚝 선 ‘거인’으로 꼽히는 백범과 관련된 유물은 그의 생애만큼이나 극적인 이야기와 감동을 전한다. 

서울 용산구의 백범기념관에는 백범이 암살될 때 입어 피로 얼룩진 혈의(血衣) 중 저고리(사진)가 전시돼 있다. 가슴에서 왼쪽 팔부분으로 가로로 길게 찢어진 것은 급박하게 이뤄졌던 응급처치의 흔적이다. 보존 문제 때문에 원래의 것은 수장고에 두고, 복제한 것을 전시해 아쉬움이 있지만 당시의 처참함을 미뤄 짐작하는 것은 가능하다. 서거 당시 책상 위에 놓여 혈흔이 남아 있는 붓글씨 두루마리도 등록문화재다. ‘愼其獨’(신기독·홀로 있을 때도 삼가다)과 ‘思無邪’(사무사·생각함에 그릇됨이 없다)를 써놓았는데 백범의 올곧은 정신과 마음가짐을 느끼게 한다.

백범의 손길을 느낄 수 있는 금은색 각각 1점의 회중시계도 눈여겨보아야 할 유물이다. 시계는 윤봉길 의사과 백범이 교환한 것이다. 금색 시계는 윤봉길이 1932년 4월 구입하여 간직하다 거사를 위해 훙커우공원으로 떠나는 날 아침 백범의 은색 시계와 맞바꿨다. 시계를 교환할 당시의 상황을 백범일지에 이렇게 전한다.

“때마침 7시를 치는 종소리가 들렸다. 윤군은 자기 시계를 꺼내 내 시계와 교환하자고 하였다. ‘제 시계는…이제 1시간밖에 더 소용없습니다.’ 나는 목 메인 목소리로 마지막 작별의 말을 건네었다. ‘후일 지하에서 만납시다.’”

백범의 유품이면서 윤봉길의 유품이기도 한 셈이어서 두 사람의 독립 의지를 헤아리는 상징성이 크다. 금색 시계는 등록문화재 441호로, 은색 시계는 보물 568-3호다.

강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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