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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름다운 국토 보전 지금 시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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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3-23 21:42:13 수정 : 2014-03-23 21:4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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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제주도에 가니 많은 지역에 놀랄 만큼 넓은 자동차도로가 새로 건설된 것을 보았다. 교통은 편리해져서 좋았으나 그보다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파헤쳐져서 마음이 더 불편했다. 제주도뿐 아니다. 우리나라 어디를 가나 도로가 훤하게 나 있어 자동차를 타고 손쉽게 갈 수 있다. 지금 고속도로와 지방국도를 달리다 보면 삼천리 금수강산 어디건 도로가 없는 곳이 없다. 들판은 아스팔트 도로가 끝없이 뻗고, 산은 터널로 구멍이 뚫리고, 논밭은 메워지고, 강 위엔 거대한 콘크리트 다리가 놓여 있다.

1960년대에서 1980년대까지 본격적인 경제 개발 시기에는 사람과 물류의 이동관계로 철도와 자동차도로가 필연적으로 많이 필요했다. 그러나 지방자치 체제가 자리 잡은 2000년대 이후부터는 경제나 지역 발전에 꼭 필요해서라기보다는 지자체와 그 지역 국회의원의 과도한 예산 확보로 이곳저곳 도로와 교량 등을 지나치게 건설한 것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렇듯 푸른 산과 들을 회색 콘크리트로 뒤덮는 것은 바로 국민의 세금 낭비이고 국토 훼손이다.

이돈구 영남대 석좌교수·전 산림청장
서울을 비롯하여 많은 지역에서는 도로 건설로 자연환경이 잘린 부위를 연결하고자 ‘생태통로’를 명목으로 ‘에코브리지, 야생동물이 지나가고 있어요’ 등의 간판을 써 붙인 토목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야생동물이 많이 번식해 도로에서 자동차에 치여 죽는 사례가 빈발해 이런 다리를 건설한다. 그렇지만 야생동물의 이동을 조사해보면 그런 도로 위의 좁은 통로보다는 도로 밑의 굴이나 다리 아래로 다니는 사례가 훨씬 많다고 하니 꼭 필요한 곳에 잘 짓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름다운 국토에 더 이상 상처를 내지 말고 있는 모습을 그대로 살려서 보전하며, 이미 훼손된 곳은 친자연적으로 복원·유지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자 친환경 시대인 21세기의 새마을운동이라 생각한다. 아궁이, 지붕, 구부러진 도로 등을 새롭게 바꿨던 1960년대나 1970년대와는 달리 아름다운 우리 것을 보수·관리·보전하는 것이 이 시대에 필요하다. 이것이 신(新)새마을운동이다.

새마을운동은 결국 우리의 삶을 더욱 윤택하고 풍요하게 할 것이다. 의식주가 부족할 때는 의식주의 충족이 가장 시급한 목표가 되며, 환경이 열악해질 때는 환경친화적인 생활이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된다. 지금 동남아 등 개발도상국에서는 많은 정치인과 공무원들이 우리의 새마을운동과 산림녹화를 배우고 있다. 그리고 영남대에서만도 44개국에서 130여명의 젊은 청년이 유학을 와서 새마을운동의 정신과 수많은 성공 사례를 배우고 있다. 이들에게 과거 경제개발 중심의 새마을운동뿐 아니라 오늘날 환경친화 중심의 새로운 새마을운동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이돈구 영남대 석좌교수·전 산림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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