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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미·일 공조체제 기초는 아베의 ‘안네 발언’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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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3-26 02:30:00 수정 : 2014-03-26 02:3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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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새벽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한·미·일 정상이 회동했다. 3자 정상회담이 열리기는 박근혜정부 들어 처음이며, 한·일 정상이 마주 앉기는 22개월 만이다.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이번 회동이 꼬일 대로 꼬인 한·일 관계를 복원하고, 동북아에 평화를 정착시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한·미·일 정상이 한자리에 앉은 이유는 먼 곳에서 찾을 필요도 없다. 눈앞에 펼쳐지는 불안한 북한 정세, 예측불허의 북핵 위기, 중·일 분쟁이 모두 그 이유다. 동북아 곳곳에 도사린 ‘위기의 지뢰’를 제거하기 위해 한·미·일이 전략적 가치를 공유하는 것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그런 만큼 만남 자체만으로도 의미는 자못 크다.

북핵을 제거하고 동북아 평화를 지키는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제 핵안보정상회의 연설에서 “핵 없는 세상의 비전은 한반도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아직도 위협을 쏟아낸다. 리동일 북한 유엔대표부 차석대사는 그제 “미국이 핵 위협을 계속하면 우리는 핵 억제력을 과시하는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4차 핵실험을 암시하는 위협이다. 대응은 지지부진하다. 어제 미·중 정상회담에서 현격한 입장차이가 또 드러났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의 사전조치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고 하고, 시진핑 국가주석은 “6자회담부터 조속히 재개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점을 놓고 보더라도 한·미·일 공조체제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번 회동을 계기로 한·일 관계를 회복하지 못하면 미국에도, 일본에도 이로울 게 없다. 삼각안보의 틀도 더 흔들릴 여지가 생긴다. 3국 정상이 마주 앉은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일본의 자세다. 아베 신조 총리는 그제 암스테르담 ‘안네 프랑크 박물관’을 찾아 “역사적 사실에 겸허해야 하며, 역사적 교훈과 사실을 다음 세대에 전하는 것으로 세계평화를 실현하고 싶다”고 했다. 그 말을 실천하면 한·미·일 체제는 당장이라도 복원된다. 바른길을 등지고 말과는 딴판의 샛길로만 가고자 하니 문제가 생긴 것이다. 일본군위안부 강제 동원 사실을 부정하고, 침략전쟁 행위를 부인하며, 왜곡된 역사 인식을 미래 세대에 심고자 한 것이 아베 총리의 그간 행보다.

아베 총리와 일본 정부의 전향적인 행보를 기대한다. 아베 총리는 무라야마담화와 고노담화를 계승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겉과 속이 다르다는 비판을 또 듣게 되면 한·일 관계는 회복하기 힘든 지경으로 빠져든다. 일본의 고립도 심화된다. 아베 총리가 바른 역사인식을 가지는 일이야말로 한·미·일 공조체제를 공고히 하고 동북아 평화를 지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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