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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베 총리 부인,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말 직접 들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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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3-28 06:00:00 수정 : 2014-03-2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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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후원하는 ‘나눔의 집’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부인인 아베 아키에씨를 초청했다고 한다. 일본 외무성과 주한 일본대사관 관계자들이 17일 나눔의 집을 방문한 자리에서다. 일본 총리의 부인이 같은 여성의 입장에서 애끓는 사연을 한번 들어보라는 것이다. 초청에 응할 것인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일본 정부가 긍정적으로 다룰 여지는 없지 않다. 내달 중순 열릴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 국장급 회담에 앞서 최근 방한한 일본 외무성 관리는 많은 얘기를 쏟아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아베 총리가 14일 “고노담화를 수정하지 않겠다”고 한 사실을 거듭 거론했다. 또 “한국과 위안부 문제를 조속히 매듭짓고 싶다”며 일본군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 대한 배상 의향도 밝혔다고 한다. 아베 총리가 그간 일본군위안부 강제 동원 사실을 부정하고 사죄와 배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고집스러운 태도를 보인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아베 총리의 진정성에 대해 의구심은 가시지 않는다. 침략전쟁마저 부인한 그동안의 행보가 불신을 키운 탓이다. 무엇으로 진정성을 담보할 것인가. 그 방법 중 하나가 아베 총리 부인이 직접 위안부로 끌려가 온갖 고초를 겪은 피해 할머니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아베 총리 부인이 그 자리에서 눈물을 흘린다면 어떻게 될까. 얼어붙은 한·일 관계는 눈녹 듯 녹을 수 있다.

아베 총리가 관계 개선을 진정으로 원한다면 부인을 보내 피해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도록 해야 한다. 그것은 결코 수치가 아니다. ‘잘못된 수렁’으로 더 깊이 빠져드는 일본을 정상으로 돌리는 길이다. 일본의 퇴행적 역사 인식에 국제사회는 우려의 수준을 넘어 손가락질을 하고 있다. 미국까지 나서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지 않은가. 역사의 시침을 거꾸로 돌리려고 해서는 한·일 관계는 정상으로 돌아갈 수 없으며, 일본의 고립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한·일 관계를 타개할 돌파구이자 출발점이다. 일본은 배상 의향을 밝혔다. 더 중요한 문제가 있다. 피해 할머니들과 한국민은 “일본이 잘못 했으며 마음으로 진정한 사죄를 드린다”는 그 말 한마디를 듣고자 하는 것 아닌가. 아베 총리 부인의 방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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