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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일본 군국주의자들의 본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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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3-30 22:02:20 수정 : 2014-03-31 10:5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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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한·일 양국 정상회담이 끝난 지 하루도 안 지난 시점에 일본 당국과 지도자들이 어이없는 망언과 도발로 국제사회를 우롱하고 있다. 일본 문부과학상이 일본의 과거사를 사죄한 무라야마담화와 고노담화를 부정하는가 하면, 관방장관은 한·일 국장회담에서 독도문제를 다루자는 억지를 부리고 있다. 더욱이 일본 유신회 공동대표 이시하라는 일제의 한국통치를 정당화하는 궤변까지 내뱉었다.

과연 일본 군국주의자의 본심은 무엇이며, 그들이 추구하는 최종목표는 무엇일까. 이를 알기 위해서는 일본인의 독특한 가치체계를 이해해야 한다. 일본인의 특성을 잘 나타내는 ‘혼네(本音)’와 ‘다테마에(建前)’라는 말이 있다. 혼네는 ‘자기 본마음에서 우러러 나오는 소리나 생각’이다. 반면 다테마에는 ‘다른 사람 앞에서 드러내는 겉표정’이다. 이를 두고 ‘겉 다르고 속 다르다’는 말로 일본사람 모두를 이중적이라고 폄훼하는 것은 바른 이해가 아니다. 이는 일본의 오랜 역사가 반영된 특유의 문화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 같은 가치체계를 정확하게 이해함으로써 무엇이 겉마음이고, 무엇이 본마음인지 정확하게 구별할 필요가 있다.

고성윤 한국국방연구원 명예연구위원
그렇다면 일본 아베 총리를 비롯한 군국주의자의 ‘혼네’는 무엇일까. 대략 세 가지로 집약된다. 가장 중요한 혼네는 자신들은 천황이 다스리는 황국신민이라는 우월의식이다. 이는 필연적으로 제국주의와 군국주의의 부활을 통해 세계를 황국식민화하려는 목표의식과 연결돼 있다. 또 다른 혼네는 태평양전쟁에 대한 해석이다. 그들은 태평양전쟁 전 ‘미·일 교섭’에서 당시 코델 헐 미 국무장관이 중국과 인도네시아에서 일본군의 철수를 요구했던 ‘헐 노트(The Hull Note)’를 근거로 태평양전쟁은 미국이 유도했다고 생각한다. 일본은 유인에 걸려든 무고한 나라이자 원폭 피해국이라는 것이다. 이에 이런 인식은 전쟁 책임론과 함께 원폭의 가해자인 미국에 대한 깊은 적개심과 연결돼 있다. 다만 전승국이자 초강대국인 미국에 대해선 때가 될 때까지 다테마에를 통해 본마음을 감추고 있을 따름이다. 마지막으로 한국과 중국을 보는 혼네다. 최종목표인 미국타도와 황국건설을 위해 한국은 중간 목표고, 중국 역시 지역패권 경쟁자로서 중간목표에 불과하다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먼저 일본 내 군국주의자와 자유민주적 사고를 가진 시민을 구분해 대응하는 것이 현명하다. 정부보다는 언론과 시민단체가 나서 자유주의적 사고를 가진 일본 내 시민단체와 연대해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나아가 국제사회에 과거 일제의 만행은 물론 역사에 대해 추호의 반성도 없는 일본 군국주의자의 본마음을 적극 알릴 필요가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들이 깊숙이 숨기고 있는 미국에 대한 본마음을 미국의 국민과 정치인이 정확하게 알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전략을 가지고 구체적인 노력을 기울인다면 군국주의자의 혼네를 바꿀 수는 없을망정 좌절시킬 수는 있다고 본다.

고성윤 한국국방연구원 명예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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