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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日, 정상회담 끝났다고 다시 妄言 본색 드러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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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3-30 22:08:45 수정 : 2014-03-30 22: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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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또 망언을 늘어놓았다. 그제 TV도쿄에 출연해 안중근 기념관에 대해 “범죄자, 테러리스트 기념관”이라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헤이그 회담에서 기념관 건립을 평가한 데 대해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취지)에서 벗어난 회담을 했다”고도 했다. 동북아 선린 관계를 해치는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

일본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다음달 하순 방문을 앞두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시아 순방 일정상 하룻밤만 체류할 예정이지만 일본정부는 국빈 일정을 고집하면서 체류기간을 2박3일로 연장할 것을 통사정 중이라고 한다. 국제적 반감과 고립을 피하는 것이 국가적 급선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 일본의 지도층이 한국과 중국에는 결례를 일삼고 망언까지 퍼붓는다. 한·미·일, 한·중 정상의 헤이그 회동이 마무리되기 무섭게 망언 본색을 드러내는 행태는 자승자박의 전형이다. 동북아 지정학과 일본 국익에 무슨 도움이 될지부터 스스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

개인이든 국가든 자신이 지은 죄 앞에선 고개를 숙여야 하는 법이다. 그래야 용서를 구할 수 있다. 일본은 그런 이치조차 안중에 없다. 동양평화, 세계평화의 대의에 헌신한 안중근 의사를 터무니없이 비방하는 스가 식의 발상에는 일제 군국주의가 광범위하게 자행한 국가범죄에 대한 기억이 한 점도 남아 있지 않다. 기억상실증 환자 꼴이다.

스가 장관은 어제 시 주석이 독일에서 일본군이 저지른 난징 대학살을 언급한 것을 두고 “중국 지도자가 제3국에서 그러한 발언을 한 것은 비생산적인 일로 극히 유감”이라고 했다. 기억력은 없고 눈앞은 캄캄하니 고개를 숙여야 할 장면에서 어처구니없게 ‘비생산’을 들먹이게 되는 것이다.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다루기 위해 다음달 열릴 것으로 전망됐던 한·일 국장급 회의 전망도 불투명해지고 있다고 한다. 일본이 ’포괄적 의제’를 운운하며 독도 문제 등 일본의 일방적 주장도 함께 다루자고 한 탓이다. 한·일 양국이 한·미·일 3국 정상회담 성사의 전제조건으로 물밑 합의했던 ‘위안부 문제 해결 노력’ 의제를 희석시키겠다는 의도가 역력하다. 이 역시 일본의 국가적 기억상실증과 무관치 않다. 일본이 정상국가라면 이렇게까지 무도한 행태를 보여서는 안 된다. 한·일 관계는 수렁에 빠지고, 일본은 더 깊은 고립의 길을 걷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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