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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따라 130㎞ 남하…울진 원전 등 염탐 노린 듯

입력 : 2014-04-06 18:57:13 수정 : 2014-04-07 08:4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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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 北 무인기 삼척 야산서 발견
6일 북한제로 추정되는 소형 무인기가 추가로 발견되면서 북한 무인기가 오래전부터 훨씬 더 광범위한 지역에 침투해 정찰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삼척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는 비무장지대(DMZ)에서 직선거리로 130여㎞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군의 심장부인 대전 계룡대도 안심할 수 없는 지경이다. 임진각에서 계룡대 제1정문까지는 170㎞ 정도에 불과하다.

◆소형 무인기 정찰에 구멍 뚫린 전방

삼척에서 발견된 무인기는 작년 10월 4일 이전에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군은 이번에도 주민의 뒤늦은 신고가 있기 전까지 무인기 추락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

강원도 지역은 군부대가 밀집해 군용 헬기나 정찰기 등의 비행이 잦은 지역임에도 북한 무인기를 탐지하지 못했다.

초기 분석 결과 이 무인기의 정찰·비행장치에 486급 컴퓨터의 부속품이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찰 카메라가 부착된 내부 동체에는 ‘35’라는 숫자가 표기돼 있어 이 무인기가 35번째 제작된 것이란 추정을 낳았다.

신고자 이모씨는 발견 당일인 작년 10월4일 추락지역에서 일제 캐논 카메라를 주워 폐기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 카메라에 들어 있던 촬영사진 저장용 메모리칩을 가져가 개인적으로 사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메모리칩 내용을 지우기 전에 삼척의 해안가(광동호)와 다른 지역 해안가 모습이 촬영되어 있었다”고 주장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무인기에 찍힌 메모리칩에는 태백과 정선 등 강원 남부지역의 식수원인 광동댐 모습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인기는 인근 울진 원자력발전소와 강원도 해안지역의 군부대 시설을 정찰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우리 군은 매년 울진 원전 테러에 대비한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영월군 상동읍에 있는 공군훈련장(필승사격장)도 정찰 대상으로 거론된다. 무인기 추락지점에서 필승사격장까지는 직선거리로 30∼40㎞에 불과하다. 한국 유일의 전술폭격훈련장인 필승훈련장은 태백, 영월 상동, 경북 봉화 일대에 걸쳐 있는 5900만㎡ 규모의 군사시설이다. 이곳 사격장에서는 레이더를 피해 활주로를 폭격하고 귀환하는 훈련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괌에서 출격한 미 공군의 전략폭격기 B-52가 필승사격장에 세워진 가상의 목표물을 타격하고 복귀했다. 무인기의 타깃이 필승사격장이라면 한국과 미 공군의 공격전술 장면이 북한에 노출됐을 가능성도 있다.

6일 강원 삼척시 하장면 청옥산 줄기의 한 야산에서 주민의 신고로 발견된 북한 무인항공기. 지난달 경기 파주에 추락한 무인기와 동일 기종이라고 군은 밝혔다.
국방부 제공
◆뒤늦게 무인기 대책 마련 나선 군


북한 무인기에 방공망이 무력화됐다는 질책에 미온적으로 대응했던 군은 7일 전군지휘관회의를 소집하는 등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전군지휘관회의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 등 대형 안보사건이 터질 때마다 군심을 다잡기 위한 방편으로 열렸다. 합참은 이날 ‘소형 무인기 위협 대비책’과 관련한 브리핑을 통해 “새로운 시각에서 소형 무인기를 이용한 축선별 예상 침투경로, 작전에 미치는 영향 평가 등을 정밀 분석하겠다”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소형 무인기 기술 발전과 동호회 등 민간 활동이 대폭 증가함에 따라 민·관·군 통합방위 차원에서 법과 제도적 장치를 보완하고 사회안전망을 통합 운용하겠다”고 말했다.

군은 천안함 폭침사건을 계기로 30여가지에 달하는 국지도발 방어계획을 내놨지만 소형 무인기에 허를 찔렸다. 한 예비역 육군 장성은 “우리 군은 항상 북한의 기습이 있고서야 뒷북 대응에 나서왔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군 당국은 지난달 27일 우리 측에 나포됐다가 송환된 북한 어선이 당시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의도적으로 침범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3월 27일 저녁 서해 NLL을 침범했다가 나포된 북한 어선에는 항해용 나침반과 그물 등 어구가 일부 있었지만 조업용이라고 할 수 없는 상태의 그물이었다”면서 “심지어는 물고기를 잡은 흔적도 없었다”고 밝혔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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