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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국 부품 사용 北 무인기…대학원생 기술 수준

입력 : 2014-04-11 16:47:01 수정 : 2014-04-11 17:5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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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에서 발견된 무인기.

국방부가 11일 발표한 소형 무인기 중간조사 결과에서는 북한이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정황증거와 더불어 기체의 특징들이 일부 공개됐다.

현재 분석 작업을 맡고 있는 국방과학연구소(ADD) 관계자는 “파주와 삼척에서 발견된 무인기는 기본적으로 동일한 것으로 ‘현장맞춤형 대량생산’ 방식으로 제작됐다”며 “백령도에 추락한 무인기가 성능 면에서는 조금 더 앞서 있다”고 평가했다.

▲ 6개국에서 제조한 부품 사용

이번에 발견된 무인기들은 미국 등 6개 국가의 상용 부품을 사용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파주와 삼척에서 발견된 무인기는 일본제 글로우((니트로메탄+메탄올+윤활유 혼합 연료) 2행정 엔진과 자이로센서, 스위스제 GPS 수신기, 일제 캐논 EOS 550D 카메라, 미국제 송수신기, 중국제 CPU 보드 등이 사용됐다.

국산 부품으로는 삼성전자 4메가 D램 등이 쓰였다.

특히 삼척에서 발견된 무인기에 들어간 자이로보드는 북한이 자체 제작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ADD 관계자는 “송수신기는 근거리에서 비행 정보를 주고받기 위한 것으로 서울에서 찍은 사진을 북한으로 보내는 기능은 없다”고 설명했다.

추락 원인에 대해 ADD 관계자는 “초기 고도는 2km 였으나 남하하면서 1.2km 이하로 떨어졌고 마지막 단계에서는 상승하지 못했다”며 “엔진에 이상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백령도에서 발견된 무인기는 체코제 4행정 가솔린 엔진, 일제 RC 수신기와 니콘 D800 카메라, 미국제 GPS 수신기를 장착하고 있었다.

동체는 세 무인기 모두 유리섬유를 사용해 경량화를 꾀했다.

▲7~9초 간격으로 사진 촬영

소형 무인기들은 일반적으로 7~9초 간격으로 사진을 촬영했다.
 
파주에서 추락한 무인기는 10시3분 파주시청 부근에서 촬영을 시작해 10시16분 서울시청 인근에 도착했고 10시28분에 마지막 사진을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촬영 간격은 7~9초에 한 장씩 찍은 것으로 전해졌다. 
 
백령도 무인기는 오후 2시2분부터 촬영을 시작했다. 2분후 소청도 남단에 진입해 오후 2시22분 소청도 정찰을 끝내고 지그재그로 비행하다 오후 2시45분에 대청도 정찰을 마쳤다. 이후 별다른 기록은 없었다.

한편 백령도 무인기에는 파주나 삼척에서 발견된 것과 달리 사전에 지정된 위치에 따라 카메라 셔터를 작동시키는 기능이 있었다.

특이한 점은 사진들 중 일부에서 촬영 테스트를 한 흔적이 있다는 것이다.

파주 무인기가 찍은 사진 193장 중 15장은 검은색으로만 현상됐고, 백령도 무인기가 촬영한 119장 중 19장은 풀밭 등이 찍혔다. ADD 관계자는 “비행전 점검과정에서 찍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비행기에서 고해상도 사진을 줌을 당겨 찍을 때는 진동에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화 기술이 중요하다”며 “하지만 이 무인기들은 멀리서 광각렌즈로 한 번 찍는 것이라 진동은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상용부품 위주…백령도 무인기가 더 우수

이번에 발견된 소형 무인기에는 상용 부품들이 많이 쓰였다.

ADD 관계자는 “무인기에 탑재된 부품들은 대개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라며 “기술수준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파주와 삼척 무인기에서 쓰인 글로우 엔진은 모형 비행기용으로 널리 쓰이는 편이다. 다만 소음이 큰 것이 단점인데, 북한은 소음기를 장착해 소리를 줄이는 조치를 취했다.

비행자세를 잡아주는 자이로센서 역시 RC 동호회원들이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백령도 무인기가 더 앞서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신형 부품이 사용됐고 비행제어 등에서 파주 무인기보다 훨씬 정밀한 수준의 통제가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파주나 삼척에서 추락한 무인기와 달리 근거리에서 RC 조종이 가능하고 바퀴가 달려 있어 이착륙 과정에서 RC 수동조작이 이루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비행시간 역시 파주 무인기는 1시간50분, 백령도는 2시간30분으로 추정되고 있어 백령도 무인기가 더 오래 비행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고해상도 사진 전송 기능이 없고, 이륙 직후 기체와 카메라 상태를 근거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수준의 송수신기만 장착한 것은 세 무인기의 공통점이다.

ADD측은 “소형 무인기에 적용된 기술은 대학원생 수준”이라며 “지난 2008년 우리나라 대학원생들이 만든 무인기가 독도까지 400km를 비행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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