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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작물 재해보험 흑자, 정부는 반갑지 않다는데…

입력 : 2014-04-11 19:39:32 수정 : 2014-04-11 19:3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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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가입 줄어 ‘자연재해 무방비’ 우려 매년 적자에 허덕이던 농작물 재해보험이 지난해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태풍과 우박 등 자연재해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적어 농가에 지급된 보험금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탓이다. 관련보험사들은 5년 만에 기록한 흑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그러나 소관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농가가입률이 떨어질까 ‘노심초사’다. 농작물재해보험의 특성상 전년도 지급보험금이 줄어들면 이듬해 가입률도 덩달아 쪼그라들면서 궁극적으로는 농가들이 혹시 있을지 모를 기상이변에 대비할 최소한의 피해보상 대책조차 마련하지 않을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11일 농식품부와 보험개발원 등에 따르면 2013년 농작물재해보험의 손해율은 21.9%를 기록했다. 손해율은 보험회사가 받은 보험료 중 지급된 보험금의 비율로 손해율이 100% 이하로 떨어졌다는 것은 보험사가 최소한 손실을 보지는 않았다는 의미다.

농작물 재해보험은 농가의 경영안정을 돕기 위해 정부가 2001년 도입한 정책성 보험이다. 농가부담 경감을 위해 보험료의 50%를 국가에서 지원하고, 나머지 25%를 지자체에서 내준다. 농가 입장에서는 보험료가 실제 내야 할 금액의 25% 수준이다.

“적자를 탈출했다”고 기뻐하는 보험사와 달리 농식품부의 시름이 깊어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농작물 재해보험의 가입률은 전년도 농가 피해, 보상금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전년도의 피해 폭이 크지 않았던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농가가입률 상승폭은 1.1%포인트에 불과했다. 특히 보험금지급 농가 수가 2010년 1만4343호에서 2011년 1만9611호로 소폭 상승하자 2012년 가입률은 0.1%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반면 2012년 농가 피해 급증으로 보험금을 받은 농가수가 4만6337호로 급증하자 이듬해인 2013년에는 가입률이 19.1%로 껑충 뛰었다. 2012년엔 덴빈·볼라벤·산바로 이어지는 태풍이 연이어 들이닥치면서 농가들이 큰 피해를 봤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이런 점에서 2014년 가입률이 또다시 뚝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2013년 보험금을 수령한 농가수는 8600호에 그쳤고 보험금 지급액도 450억8800만원으로 전년(4909억7800만원)의 10%에 불과했다. 총 43개 보험 품목 중 사과, 배, 감, 감귤 등 5개 과수품목에 대한 가입이 현재 마감된 상태다. 과수품종은 태풍 영향을 많이 받아 상대적으로 높은 가입률을 자랑했지만, 마감 결과 전년에 비해 1%포인트 이상 가입률이 떨어진 것으로 나왔다.

4월7일부터 5월 말까지는 벼, 양파, 부추, 고추 등 총 18개 농작물에 대한 보험 가입이 시작된다. 이 중 전년도 보험금 지급에 따라 변동이 유난히 큰 품목은 벼.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을 독려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홍보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전한영 농식품부 재해보험팀장은 “지난해 보험금 지급액과 지급 농가 수가 줄어들어 올해에 또다시 가입률이 뚝 떨어지며 농가의 피해가 반복될까 우려된다”며 “예측할 수 없는 이상고온과 기상 이변에 대비하기 위해 농가의 보험 가입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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