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대 모델료 제품값 반영… 결국 가격 인상… 소비자에 전가 #토종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의 2010년 매출은 1800억원대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는 6700억원대로 매출이 급상승했다. 올해 목표는 8000억원이다. 몇 해 전만해도 블랙야크는 노스페이스, 코오롱스포츠 등 유명 아웃도어에 밀려 매출이 그다지 높지 않았다. 대중에게 크게 어필이 안 됐기 때문이다. 브랜드 인지도에 고민하던 블랙야크는 ‘스타 마케팅’에 승부수를 띄웠고, 그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톱배우 조인성을 광고모델로 기용한 것이 주요했다.
내수 침체속에서 ‘스타 마케팅’에 나선 일부 기업들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과감하게 톱모델을 기용한 만큼 매출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파리바게뜨는 배우 전지현을 광고모델로 기용한 ‘우유식빵’이 매일 10만개씩 팔리면서 10여일 만에 매출이 두 배 늘었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전지현이 포스터에 등장해 소개한 ‘순수(秀) 우유케이크’는 ‘전지현 생얼 케이크’로 불리면서 예약하지 않으면 구매가 힘들 정도”라고 설명했다.
롯데제과는 최근 아이돌 그룹 ‘엑소(EXO)’를 대표 ‘월드콘(아이스크림)’ 광고모델로 발탁했다. 롯데제과는 지난 엑소의 ‘크런키(초콜릿)’ 광고가 방영되면서 매출이 전년 대비 30% 이상 신장하는 등 스타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기업들이 이처럼 스타 모델을 잇따라 쓰는 것은 어떤 모델을 기용하냐에 따라 브랜드 이미지는 물론, 매출에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스타 모델을 앞세워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즐거운 일만은 아니다. 수십억대의 광고 모델료가 제품 값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소비자시민의모임 관계자는 “올 들어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값을 올린 기업들이 광고모델은 최정상급 스타를 기용하고 있다”며 “업체 간 과도한 광고모델 경쟁에 따른 마케팅 비용 부담은 소비자들에게 전가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매출액 상위 식품업체 상장사 30곳의 매출액 대비 원재료 구입 비중은 53.2%로 전년(54.2%) 대비 1%포인트 하락했다. 인상된 제품가격에 광고 모델료가 포함됐다는 얘기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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