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 몬세라트 지음/이순영 옮김/북극곰/1만5000원 |
“저 사람은 과하게 뚱뚱해.”, “저 사람은 피부색이 이상해.”
사람들은 겉모습이나 두드러진 약점만 보고 남을 쉽게 판단한다. 이런 시선 속에 남과 다른 외모를 가진 이들은 움츠러들고 차별 받는다. 이 책의 루빈스타인을 향한 눈길도 그랬다.
알고 보면 루빈스타인은 참 예쁘다. 눈이 보석처럼 빛나고 코가 조각처럼 오똑한 데다 손은 새처럼 우아하고 섬세하다. 그런데 아무도 루빈스타인의 아름다움을 알아채지 못한다. 입과 코 주변에 장수처럼 덥수룩하게 난 수염만 쳐다보기 때문이다. 루빈스타인은 세상에서 단 한 명뿐인 수염 난 여인이다. 파블로프도 마찬가지다. 그는 멋지게 지팡이를 잡고 멋진 머리색을 가졌다. 하지만 사람들 눈에는 코끼리처럼 긴 그의 코만 보였다.
루빈스타인이 공원 벤치에 앉아있던 어느 날 우연히 파블로프를 만난다. 두 사람의 눈에는 서로의 장점이 먼저 들어왔다. 아름다운 코, 멋진 머리색…. 눈을 마주한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볼 수 있었다. 둘은 사랑에 빠졌음을 깨달았다.
이 책은 누군가를 이해하는 건 그 사람의 전체와 마음을 제대로 보고 존중하는 일임을 전한다. 선입견에 눈이 멀어 다른 이의 매력을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일깨워준다. 원작자인 펩 몬세라트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살면서 월스트리트저널, 뉴요커, 뉴욕타임스, 보스턴글로브 등에 일러스트를 그리고 있다. 빨강, 검정, 베이지색을 주로 쓴 그림은 스페인의 이미지처럼 강렬하면서도 이국적이고 아름답다.
송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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