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도가 높은 날에는 공이 수분을 흡수하여 무거워지고, 반발력이 줄어 타자가 친 공이 멀리까지 날아가지 않는다. 반대로 기온이 높으면 습도가 낮아져 공의 반발력이 커지므로 더 멀리 날아간다. 바람이 부는 날에는 공의 속력과 방향이 변해 타자나 수비수에게 모두 영향을 끼친다. 이처럼 날씨는 일상생활뿐 아니라 각종 운동 경기와 레저 활동에 매우 중요하다.
특히 축구와 야구 등 야외에서 치러지는 경기에서 경기의 내용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친다. 비와 기온의 차이에 따라 경기장 상태와 선수의 컨디션 차이로 경기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야구를 예로 들어 보자. 먼저 타자의 경우, 공을 치면 타구는 공기의 저항을 뚫고 날아간다. 따라서 공기의 밀도가 낮으면 비거리가 늘어난다. 기온이 10도 올라가면 공기밀도는 3.3% 정도 낮아진다. 또 공이 따뜻해지면 공 자체의 탄성(반발력)도 늘어난다. 공은 방망이에 맞으면 찌그러지고, 많이 찌그러지는 만큼 멀리 나간다. 그러나 공이 차가우면 탄성은 떨어져 적게 날아간다.
로버트 어데어의 ‘야구의 물리학’에 따르면 기온이 10도씩 오를 때마다 타구 비거리는 2.16m씩 늘어난다고 한다. 기온이 낮을 때에는 외야 플라이가 될 수 있는 타구가 기온이 높으면 홈런으로 변할 수도 있는 것이다.
투수의 경우는 습도가 높으면 공과 손가락의 마찰력이 증가해 각도 큰 변화구를 구사할 수 있다. 반면 공기 습기를 머금으면 미세하게 공의 둘레가 늘어나고 무게가 무거워져 직구 속도가 떨어질 수 있다. 다른 야수들은 습도가 높을 때 수비가 편하다. 공의 탄성이 줄어 타구 속도가 떨어지고, 공이 적게 튀기 때문이다. 타구 속도가 0.1초 느려지면 내야수의 수비 범위는 70㎝ 정도 줄어든다고 한다.
미래엔 올리드과학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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