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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장 대신 무자격 승무원이 작성
화물·구명설비 ‘안전’ 허위기재
세월호가 사고 전날 인천항을 출항하면서 선장만이 작성할 수 있는 안전점검 보고서를 승무원이 엉터리로 제출해 운항한 것으로 드러났다.

2일 검경합동수사본부에 따르면 세월호는 지난달 15일 인천항을 출항하기 전에 운항관리실에 ‘출항 전 안전점검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 보고서는 규정상 선장의 업무지만 자격이 없는 승무원이 작성하고 서명도 대신한 것으로 확인됐다.

승무원이 작성한 이 보고서는 확인도 거치지 않고 화물 적재와 구명 설비가 모두 안전하다고 허위로 기재됐다. 세월호는 이날 짙은 안개로 당초 예정보다 2시간 30분이 지연된 오후 9시에 출항했다. 하지만 보고서에는 당초 출항 시간인 오후 6시30분으로 적혀 있다.

세월호는 침몰사고 발생 이후 당초 제출된 보고서를 수정하는 등 조작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실리지 않았다는 컨테이너는 150개로 수정됐고, 자동차는 150대에서 180대, 승객 인원은 474명에서 476명으로 바뀐 것이다.

인천항 운항관리실은 보고서가 작성대로 맞는지 확인조차 하지 않고 운항을 허가했다. 운항관리실은 선사들의 모임인 한국해운조합에서 운영해 세월호의 보고서를 제대로 점검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경과 항만청도 세월호의 허위 보고서를 확인하지 않았다.

수사본부는 이날 청해진해운 물류팀장 김모(44)씨의 세월호 침몰에 화물 과적이 영향을 미쳤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윗선의 지시를 밝혀내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화물량 조작에 청해진해운 김한식(72) 대표 등이 가담한 정황을 잡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수사본부는세월호 침몰 이후 실제 화물량을 조작한 혐의로 세월호 선사 청해진해운의 물류부장 남모(56)씨를 체포했다.

세월호에는 조타실과 안내데스크 외 선원들의 숙소인 선실에 자동 대피 방송 설비가 있었지만, 승무원들은 이를 사용하지 않고 탈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목포=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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