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서울시장 60일 경선 열전 마무리
새누리당 김황식 전 국무총리, 정몽준 의원, 이혜훈 최고위원은 이날 서울시장 선거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기 위해 마지막 총력전을 펼쳤다. 결과는 정 의원의 압승이었다. 이 최고위원이 세 후보 가운데 가장 이른 2월11일 출마를 공식 선언했고 정 의원이 3월2일, 김 전 총리가 같은 달 14일 뛰어들면서 ‘3파전’ 구도가 형성된 지 두 달 만이다.
후보자 선출대회가 열린 서울 잠실 올림픽 체조경기장에는 지지자 1만여명이 몰리는 등 열기가 뜨거웠다. 현장투표가 시작되기 전부터 기호 1번 김황식, 2번 정몽준, 3번 이혜훈 후보의 각 진영에는 지지자들이 자리를 가득 메워 후보 이름을 연호했다. 후보들은 장내를 돌며 선거인단에게 일일이 인사를 건네는 등 막판 유세에 열을 올렸다.
후보들은 이날 현장투표 직전까지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정 후보는 정견발표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박원순 시장의 서울시정에 대해 “박 시장은 재개발, 재건축, 뉴타운, 용산 개발 사업 등 전부 부정적으로 말한다. 박 시장은 되도록이면 안 하는 쪽에 무게를 둔다”며 “저는 가능하면 하는 쪽으로 하겠다”고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라이벌인 김 후보가 ‘서민 대 재벌 구도’가 형성돼 본선 승리가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선 “갑(甲) 중에 갑이라는 최고위직 공무원을 지낸 분이 서민인가”라고 공격했다.
김 후보는 정 후보를 겨냥해 “대권에 관심 있고 철학이 다른 사람과 손잡을 사람이 서울시장이 되면 단결을 해치는 결과가 될 것”이라며 받아쳤다. 그러면서 “지난 40여년간 다양한 국정 경험을 통해 서울시와 중앙정부가 협력해나가야 하는 역할을 잘해낼 수 있다”고 본선 경쟁력을 강조했다.
지지율 열세인 이 후보는 정, 김 후보를 겨냥해 “7선 의원과 총리를 지내신 분을 꺾고 제가 새누리당 후보가 되는 순간 드라마”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불속에라도 뛰어들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각 진영의 이색적인 표어들도 눈길을 끌었다. 정 후보 측은 ‘일복시장 정몽준’, 김 후보 측은 ‘애국으로 이긴다’, ‘능력으로 이긴다’, 이 후보 측은 ‘단 한 장의 필승 카드’라는 플래카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與野 수도권 총력전 돌입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는 수도권이다. 서울은 박 시장이 현직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지지율에서 앞서고 있고 새누리당은 후끈했던 3인방의 경선 컨벤션 효과로 역전을 노리고 있다. 15일 박 시장이 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본격 선거전에 나서면 여야간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새누리당 남경필, 새정치연합 김진표 후보가 맞붙는 경기지사 레이스도 간단치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남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크게 앞서 왔으나 김 후보 확정 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판세가 박빙으로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장 선거도 새누리당 유정복 후보와 새정치연합 송영길 시장 간 치열한 양강구도로 진행될 전망이다. 송 시장이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지만 유 후보가 ‘정권 실세론’으로 맹추격하고 있어서다. 조선일보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송 시장은 46.5%를 기록해 유 후보(34.4%)를 12.1%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강원·충남·충북 지역은 현직 프리미엄을 업은 새정치연합 후보와 도전자인 여당 후보 간 격돌 구도다. 강원에서 새정치연합 최문순 지사가 개인 지지율에서 새누리당 최흥집 후보에게 앞서지만 당 지지율은 새누리당이 우세하다. 충북에선 새정치연합 이시종 지사와 새누리당 윤진식 후보가 접전양상으로 치닫고 있고 충남에선 새정치연합 안희정 지사와 새누리당 정진석 후보의 혈투가 예상된다. 영호남은 여야 텃밭에서 펼쳐져 무소속 변수를 제외하고는 큰 이변은 없을 전망이다.
김채연·홍주형 기자 w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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