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16일 오전 10시3분 전남 진도 세월호 사고 해역, 아내에게 "아이들을 구하러 가야 한다"는 말을 남기고 실종됐던 양씨가 사고 한달 만인 지난 15일 시신이 돼 가족의 품에 안겼다.
양씨는 세월호가 침몰하던 당시 아내 안소현(43)씨와 생애 마지막 통화를 나눴다.
그는 "배가 많이 기울어져 있어. 수협 통장에 돈이 있으니까 큰 아들 등록금으로 써. 지금 아이들 구하러 가야 해. 길게 통화 못 해. 끊어"라고 말했다. 마지막 통화임을 예상한 말투였다.
전화를 끊은 후 양씨는 세월호 식당 칸으로 가 아르바이트생과 조리 담당 직원을 구했다. 싱크대를 밟고 창문을 열어 두 사람의 탈출을 도운 그는 사람의 키까지 차오른 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른 이들을 구하기 위해 이리저리 움직였다. 조리실에서 들리는 비명소리를 듣고 그 곳으로 향했던 것이 생존자들이 기억하는 양씨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지난 2010년 청해진해운에 입사한 양씨는 지난해 봄 사무장으로 승진해 세월호에 탑승하게 됐다. 평소 그는 잠자는 승객에게 모포를 덮어주거나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등 친절하고 성실한 직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는 중학생, 고등학생 아들 2명을 두고 청각 장애가 있는 홀어머니를 모시며 살아온 책임감 있는 가장이었던 것으로 밝혀져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양씨의 시신은 16일 오전 헬기로 운구돼 인천 길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될 예정이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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