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건보공단은 지난 16일부터 인플루엔자(감기)와 눈병, 식중독, 피부염 4가지 질병에 대한 예측 정보인 ‘국민건강주의 알람 서비스’를 시작했다.
건보공단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의 진료데이터와 최근 3년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문서 37억건 가운데 872만건의 관련 키워드를 분석해 시스템을 만들었다. 여기에 의사와 데이터 전문가의 검토를 거쳤다. 지난해 시범사업을 통해 50여개 후보 질병군 가운데 실제 발병률과 비슷한 결과를 얻은 4가지 질병이 최종 확정됐다.
질병예보시스템은 실제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환자의 질병과 증상, SNS 상에서 언급된 질병 관련 단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관심·주의·경계·위험’ 4단계로 예보한다. 연령이나 지역에 따라 맞춤형 예방법도 안내한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눈병이 유행해 병원을 찾는 10대가 한 달 새 계속 증가하고, SNS 상에서도 눈병과 관련된 언급이 많아질 경우에는 경보단계가 관심에서 점차 높아지는 식이다. 이렇게 하면 기존에 보건당국이 파악하는 질병의 유행 정도나 확산을 보다 빠르게 확인해 대응할 수 있다.
감기 같은 유행성 질병뿐만 아니라 자살도 사회적 환경에 영향을 받는 질병이라는 관점에서 이를 예측하는 시스템도 나왔다. 김도관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지난해 5월 SNS에서 ‘자살’과 ‘힘들다’는 단어와 자살과 연관성이 있다고 알려진 ‘물가, 실업률, 주가지수, 일조량, 유명인 자살’ 등의 요인을 종합분석해 자살예보시스템을 만들었다.
◆질병 예보, 전 세계적으로 확산 중
미국 구글은 2008년부터 ‘독감 트렌드’라는 사이트를 통해 독감의 유행을 예보했다. 독감과 관련된 검색어 45가지를 통해 과거 발생률과 비교해 독감 유행 정도를 예측한 것이다. 2003년 이후 실제 미국 질병통제센터(CDC)의 예상치와 비교해봐도 거의 유사한 결과를 나타냈다. 유럽에서는 의료정보시스템 메디시스를 통해 질병 발생 예보를 하는 등 세계적으로 질병예보시스템이 확산되고 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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