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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관문' 넘은 잠룡들…대권후보 '춘추전국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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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6-05 19:33:30 수정 : 2014-06-05 22:5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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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與 텃밭 강남 선전 주목
안희정도 차세대 기수 발판 마련
6·4 지방선거는 여러 정치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만 여야 차기 주자의 ‘1차 대권 도전 관문’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17개 광역단체장 당선자 가운데 일부는 자치단체장에서 그치지 않고 차기 대선후보급의 반열에 껑충 뛰어올랐다는 것이 정치권 시각이다. 위상과 영향력이 그만큼 제고됐다는 얘기다.

6·4 지방선거 서울시장 재선에 성공한 박원순 시장(오른쪽)이 5일 오전 22일 만에 서울시청에 출근해 직원들로부터 당선 축하 인사를 받고 있다. ‘나 홀로 유세’에 치중하며 압승을 거둔 박 시장은 대권 주자의 반열에 오르게 됐다.
이재문 기자
대표적 사례는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한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자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5일 통화에서 “지방선거를 통해 박 당선자가 차기 대선후보군의 선두로 자리매김을 한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박 당선자는 이날 선거캠프 해단식에 참석해 “혼자 우뚝 선 지도자가 아니라 서울시민 마음을 모아내 서울이 정말 안전하고 반듯한 도시가 되게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당선되면 임기를 마치겠다”고 차기 대선 불출마 입장을 밝혀왔지만, 정치권에서는 새정치연합 안철수 공동대표, 문재인, 손학규 상임고문 등과 함께 야권의 유력한 대선후보로 지목한다.

특히 박 당선자는 이번 선거에서 전통적 여당 텃밭인 강남과 서초에서 정 후보를 이기지는 못했지만 각각 45.04%, 47.17%를 얻어 2011년 서울시장 보선 때보다 지지율 상승폭이 5%포인트를 훌쩍 넘겼다. 또 3년 전에 48.53%에 그쳤던 송파에서는 절반이 넘는 53.41%를 득표해 정 후보(45.88%)를 크게 앞서는 등 선전한 것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박 당선자가 첫 공식 선거운동 일정으로 배낭을 메고 강남지역에 뛰어들고 대규모 미개발지인 영동권역을 국제교류지구로 조성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공들인 것이 강남 표심을 뒤흔든 것으로 풀이된다. 광주시장 선거에서 윤장현 당선자를 배출한 안철수 공동대표도 리더십 위기를 넘긴 만큼 차기 주자 위상을 고수하게 됐다. 박 당선자와 안 대표의 차기 경쟁이 불가피해진 셈이다.

재선에 성공한 새정치연합 안희정 충남지사 당선자도 명실상부한 차세대 주자로 부상했다. 반면 같은 레벨로 분류되던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는 낙선해 일단 꿈에서 멀어지게 됐다.

새누리당에서는 수도권 최대 격전지를 지켜낸 남경필 경기지사 당선자와 홍준표 경남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당선자가 차기 주자군에 새로 들어가게 됐다.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가 비록 패했지만 여전히 대선후보군으로 꼽힌다. 김문수 경기지사, 김무성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기존의 잠룡과 함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바야흐로 여야 대선후보군은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한 듯하다.

전문가들은 7·30 재보선은 ‘2차 관문’, 2016년 20대 총선은 ‘3차 관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목진휴 국민대 교수는 “여권의 차기 대선 후보는 조기에 부각되는 것이 득이 안된다는 판단에 따라 7월 재보선을 통해 제도권에 진입할 개연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임성호 경희대 교수는 “너무 일찍 부상되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2016년 20대 총선 때 전면에 나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황용호 정치전문기자 drag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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