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사회부총리 역할 한계 전망…실세 최경환에 무게중심 가능성
◆팀워크, 집권 2년차 성패 좌우
2기 내각의 최대 과제는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 등 관료사회 개혁이다. 이를 위해서는 삼두체제가 유기적으로 기능해 성과를 극대화하는 협력체제가 중요하다. 당청 간 긴밀한 협조도 필수조건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참여정부 이후 다시 시도되는 삼두체제가 국정운영의 효율성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세 분 모두 애국심이 투철한 분인 만큼 국가 발전을 위해 호흡을 잘 맞춰 팀플레이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각체제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에게 내각의 무게중심이 실리면서 국정경험이 전무한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위상이 상대적으로 위축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공직사회 개혁과 비정상의 정상화에는 공공기관 개혁과 규제 개혁 등 경제 분야가 다수 포함되어 있고 사회안전에도 교육·환경·고용노동부 등 각 부처에 업무가 분산돼 있어 문 총리 후보자보다는 최 부총리 후보자의 역할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명수 사회부총리 후보자도 정무 능력이 검증되지 않아 민감하고 이해가 대립되는 현안을 조율할 수 있을지 우려가 제기된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13일 오전 춘추관에서 박근혜정부 2기 내각 명단을 발표한 뒤 인선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2기 내각의 특징은 1기 내각에서 대거 기용됐던 관료 출신이 크게 줄고 정치인이 중용됐다는 점이다. 개혁 대상인 관료 대신에 추진력이 강한 정치인을 발탁한 것으로 읽힌다.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이후 관료사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감안해 관료 선호에서 비관료 중용으로 전환한 것이다.
1기 내각 관료 출신은 각료의 절반이 넘는 9명에 달했지만 2기 내각에서는 총 6명으로 줄었다.
정치인과 언론인의 중용이 눈에 띈다. 개각 직전 1기 내각에서 조윤선 여성가족부·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 2명뿐이었지만, 이번 개각으로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정성근 문화체육관광·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이주영 해수부 장관 4명으로 늘었다. 최 부총리, 정 장관 후보자는 언론인 출신이기도 하다. 교수나 전문가 출신 장관은 1기 6명에서 2기 7명으로 늘어났으나 고시 출신은 10명에서 8명으로 줄었다.
2012년 새누리당 대선캠프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신 인사는 8명으로, 1기 내각의 6명보다 많아졌다. 박 대통령의 싱크탱크 역할을 해온 국가미래연구원 출신은 윤병세 외교, 류길재 통일, 서승환 국토장관 3명만 남았다.
출신 대학은 서울대가 6명으로 가장 많고 연세대 4명, 중앙대 2명, 고려대·성균관대·한양대·영남대·육군사관학교 각 1명이다. 특히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와 정성근 후보자는 현 정부 들어 첫 중앙대 출신 각료다. 출신 고교는 1기에서 경기고와 서울고가 5명씩 10명이나 됐는데 2기에서는 경기고 4명, 서울고 2명으로 줄었다. 지역은 서울 6명, 대구·경북(TK) 4명, 충청과 부산·경남(PK) 각 2명, 호남·강원·평북 1명씩이었다. 1기 때와 비교하면 수도권이 8명에서 다소 줄었다. 호남은 2명에서 1명이 됐지만, PK는 1명에서 2명으로 늘었다. 2기 내각의 평균 연령은 58.2세로 나타났다. 최고령은 66세인 김명수 후보자고 최연소는 43세인 김희정 후보자다.
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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