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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박봄 밀수 암페타민, 제3자에게 갔나

입력 : 2014-07-15 17:47:23 수정 : 2019-03-18 14: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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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박씨 약물반응 검사결과 '음성', "내가 2정 먹었다" 진술과 배치 / 檢, 추궁 않고 서둘러 사건 종결

검찰이 유명 걸그룹 2NE1 멤버인 박봄(31)씨의 암페타민 각성제 밀반입 사실을 적발한 뒤 실시한 약물반응 검사에 의혹이 쏠리고 있다. 박씨는 검찰조사에서 암페타민 8알을 숨긴 뒤 2알을 복용했다고 주장했지만 소변검사에서는 ‘음성’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박씨가 암페타민을 복용하지 않고 제3자에게 건넨 것인지, 약물검사에 문제가 있었는지 의문이 들지만 검찰은 사실 규명을 하지 않은 채 사건을 덮어버려 부실 수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박봄 암페타민 ‘음성’ 반응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검은 2010년 10월18일 박씨에게 암페타민 각성제 79정이 담긴 국제 특송우편 소포를 통제배달(controlled delivery)했다. 검찰은 19일 자정을 넘겨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박씨 숙소에 들이닥쳐 71정의 약물을 회수했고, 박씨를 상대로 약물 반응을 보기 위한 소변검사를 실시했다. 검사 결과는 ‘음성’이었다. 박씨 소변에서 암페타민 성분이 검출되지 않은 것이다.

 

며칠 뒤 박씨는 검찰에 암페타민 각성제 4정을 추가로 제출하면서 나머지 4정에 대해 “2정은 먹었고, 2정은 찾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박씨가 암페타민 각성제 복용 사실을 자백함에 따라 검찰은 모발검사 등 추가 약물검사는 진행하지 않았다. 검찰은 끝내 암페타민 각성제 4정을 회수하지 못했지만 박씨가 질병으로 인해 진료와 처방을 받은 기록과 약물을 대리 수령하게끔 했다는 미국 대학병원 설명 등만 참고한 뒤 별도 수사 없이 입건유예로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

 

◆암페타민 제3자에게 갔나

 

암페타민 성분이 검출되지 않은 것은 2정의 약물을 자신이 복용했다고 한 박씨 진술과 배치된다. 이런 검사 결과는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우선 박씨가 암페타민 각성제를 복용하지 않고 거짓 진술을 했을 수 있다. 그렇다면 박씨가 찾지 못했다는 암페타민 각성제 2정뿐 아니라 박씨가 복용했다는 암페타민 각성제 2정의 행방도 미궁에 빠진다. 박씨가 검찰에 제출하지 않은 4정의 약물을 다른 사람에게 건넸을 수도 있다고 의심할 수 있는 부분이다. 박씨가 암페타민 각성제를 전달한 제3자의 존재를 숨기기 위해 자신이 복용한 것으로 거짓 진술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만일 박씨 진술이 맞다면 약물검사 결과가 잘못 나온 것일 수 있다. 검사 과정에서 오류가 있어 암페타민 성분이 나오지 않았다거나 박씨 소변을 다른 사람의 것과 바꿔치기해 검출이 안 됐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검찰 수사관 등 입회하에 약물검사가 이뤄지는 점에 비춰보면 검사 과정에 문제가 생길 경우는 극히 드물다.

 

두 경우 모두 검찰은 부실 수사에 대한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박씨 진술이 거짓이라면 검찰은 회수하지 못한 암페타민 각성제의 행방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이 되고, 반대의 경우 약물검사 결과와 다른 박씨 진술만 듣고 사건을 종결한 셈이 되기 때문이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박씨가 밀반입하려던 암페타민 각성제의 성격을 두고 여러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는 당시 했어야 할 수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지금에라도 사건의 진상이 무엇인지 밝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성호 기자 com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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