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 수사와 관련해 검찰과 경찰이 엇박자를 빗고 있다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성한 경찰청장이 "앞으로 협조가 안될 경우 문책하겠다"고 뒤늦은 경고를 내 놓았다.
28일 이 청장은 전국 지방경찰청장과 경찰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경찰 지휘부 화상회의'에서 "검경 간 수사공조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검찰과 적극적으로 협조해 수사를 진행해 달라"고 했다.
이어 "부처 간 칸막이 제거는 이번 정부의 역점 방침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앞으로 공적에 눈이 멀어 기관 간 협조가 안 될 때에는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유 전 회장의 변사체 발견 후 부실한 초동수사에 대해 이 청장은 "유씨 변사사건에 대한 초동 대처 과정이 미흡해 그간의 노력과 성과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고 국민으로부터 많은 불신을 받게 됐다"며 "이는 일부 관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조직 전반의 잘못된 관행과 뿌리깊은 악습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위기의식을 갖고 뼈를 깎는 자기 성찰과 반성을 통해 잘못된 관행과 행태를 바로잡을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해 달라"고 했다.
이성한 청장은 "유 전 회장의 사인과 관련해 각종 유언비어가 확산하고 있다"며 "철저한 후속 수사와 남은 핵심 조력자에 대한 조속한 검거를 통해 국민의 의혹을 해소해 주자"고 요구했다.
이날 회의에선 수사 내용에 대한 보도의 통일성을 높이기 위해 검찰과 경찰이 함께 언론에 대응하는 '경·검 공동대변인제'를 도입하는 내용 등이 검토됐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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