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는 지난해 11월20일 한 인터넷 모델 알바 사이트에서 다리 모델을 구한다며 글을 올렸다. 이씨는 연락 온 A(19·여)씨와 서울 송파구 한 음식점에서 만나 "의사들이 다리 사진을 원해 사진을 찍는다. 모텔에서 찍으면 이쁘게 나온다"며 인근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같은달 28일 같은 수법으로 B(21·여)씨를 만나 성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씨와 성관계를 한 A·B씨가 모두 수사기관에서 "반항하면 더 큰 피해를 입을 것 같아 가만히 있었다"고 진술했으나 전후 사정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성폭행으로 볼 만큼의 폭행이나 협박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또 A·B씨가 성관계 이후 이씨와 함께 차를 타거나 걸어서 모텔을 빠져나왔고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한 사실이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씨가 며칠 뒤 A·B씨에게 수차례 다시 만나자고 연락한 것은 성폭행을 저지른 사람의 일반적인 행동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즉각 항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단계에서 이씨의 폭행·협박으로 인한 성폭행이라고 판단했는데 법원의 판단은 이와 달랐다"며 "항소심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 성폭행 사건은 엄격하게 수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법원이 사건에 조금만 의심이 있으면 무죄를 선고하는 등 다른 범죄에 비해 성폭행 무죄율이 2~3배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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