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안보책임자 잦은 교체 옳지 않아”
육참총장 사퇴로 사건 일단락 방어
野선 “사건 전모 보고 받고도 거짓말
대통령에 보고 과정도 살펴봐야” 공세 육군 28사단 윤모 일병 폭행사망 사건과 관련, 당시 국방장관이던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책임론이 비등하고 있다.
국방부 조사본부가 윤 일병 사망 다음날인 지난 4월8일 오전 김 실장에게 사건 보고를 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김 실장이 사건 전모를 보고받았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야권에서는 김 실장에 대한 사건보고서에 ‘사망자(윤 일병) 전입 후 지속적으로 폭행 및 가혹행위한 사실이 확인됨’이라는 대목이 포함된 점을 지적하며 김 실장 책임론을 증폭시키고 있다.
윤모 일병 폭행 사망사건과 관련해 책임론에 휩싸인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가운데)이 지난 5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모두발언을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윤 일병 사건의 가해자·방조자에 대해 일벌백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청와대는 김 실장의 거취를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권오성 육군참모총장 사퇴로 일단 파문 진화에 나선 청와대로선 김 실장 사퇴로까지 이어지면 박 대통령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보고 여론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김 실장이 최근 보도된 윤 일병 사건과 관련한 가혹행위에 대한 보고를 받지 못했다는 국방부 해명을 전하면서 “김 실장은 구타 사망 사건을 심각히 여기고 고위 정책간담회에서 세심히 살펴보라는 지시를 했다”고 선을 그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김관진 엄호에 나섰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우리는 휴전국가로 안보 책임자가 흔들리고 자주 바뀌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군참모총장이 책임졌으면 책임을 다 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대 내 가혹행위는) 모두 교육이 잘못돼 오는 문제다. 다들 군 문화만 얘기하는데 원인이 어디 있느냐, 교육이다”라면서 김 실장 책임론을 희석시키려 애썼다.
야당은 연일 김 실장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은 이날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김 실장은 사건을 다 알고도 국민에게 회식 중 윤 일병이 사망했다고 거짓으로 알렸다”며 “김 실장이 이 부분에 책임지는 게 맞다”고 말했다. 유기홍 수석대변인도 현안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의) 일벌백계의 진짜 대상은 김 실장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국방위 야당 간사인 윤후덕 의원은 “김 실장이 이 사건을 박 대통령에게 어떻게 보고했는지도 알아봐야 한다”며 “대통령이 보고를 제때 받았다면 엄중한 조처를 취하지 않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세월호참사 때 청와대에 제대로 보고되지 않아 박 대통령이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의혹을 상기시킨 것이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남상훈·김달중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