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주교의 5대조 장 토마스는 충북 진천군 배티(배고개)에 정착해 교리를 가르치며 전교에 힘쓰다 1866년 병인박해 때 체포돼 순교했다. 장 주교는 1976년 첫 본당 주임신부로 청주교구 진천성당에 부임한 뒤 관할 교우촌 배티를 알게 돼 1993년부터 1999년까지 성지 조성 사업을 주도했다. 그 결과 무명 순교자 6인 묘역과 14인 묘역, 최양업 신부 동상 등이 조성된 오늘의 번듯한 배티성지로 일궜다. 선조가 뿌린 씨를 후손이 꽃피운 셈이다.
장 주교는 장 토마스와의 관계를 전혀 모르고 있다가 1년 전 친동생인 청주교구 신자 현훈(에드워드)씨가 시복 후보자들의 가계도를 정리하다가 장 토마스가 집안 선조임을 알게 됐다. 이로써 장 주교 집안은 순교자를 두 명이나 배출하게 됐다. 30년 전에 성인품에 오른 장주기 요셉(1802∼1866) 성인도 그의 선조로, 장 토마스의 6촌 형이다.
장 주교는 교황이 머무는 4박5일 동안 여섯 차례나 만나는 ‘행운’을 누린다. 14일은 서울공항에서의 교황 환영식와 서울 중곡동 천주교주교회의에서 알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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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앞줄 가운데)이 14일 서울 광진구 중곡동 한국천주교주교회의를 방문해 방명록을 작성하며 미소짓고 있다. 그는 한국 주교단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 교회의 활기찬 삶을 직접 보게 된 것은 저에게 커다란 복”이라고 말했다. 사진공동취재단 |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이후 줄곧 교황 곁에서 함께 동행하고 있는 한국인 신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 인물은 교황의 스페인어 통역을 맡은 정제천(57) 신부다. 정 신부는 지난 6월 초 예수회 총장 아돌포 니콜라스 신부로부터 예수회 차기 한국관구장으로 임명돼 9월부터 한국관구를 이끌게 됐다. 그러나 정 신부는 한국관구장에 임명된 뒤에도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과 관련해 중책을 맡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방한 기간 내내 통역뿐 아니라 교황의 한국 내 수행비서를 겸한다. 교황청과 함께 빡빡한 일정 관리를 하는 것은 물론 교황의 눈과 귀, 입 역할을 도맡아 하는 일이다. 일정도 늘 교황과 함께한다. 정 신부는 입국장인 서울공항에서 교황이 영접 나온 박 대통령과 인사할 때도, 세월호 참사 유족을 비롯한 다른 환영객들과 얘기를 나눌 때도 교황의 곁을 지켰다. 또 공항에서 나와 숙소인 주한교황청대사관으로 향하는 국산 소형차에도 교황 옆에 나란히 앉아 눈길을 끌었다.
정 신부는 1990년 예수회에 입회한 뒤 1996년 사제품을 받았다. 스페인에서 오래 유학생활을 해 스페인어에 능통하다. 1994년부터 2000년까지 스페인 코미야스 교황청대학교에서 영성신학을 공부해 석·박사를 모두 이곳에서 땄다. 최근까지 예수회 양성 담당 및 하비에르 공동체 원장을 맡아 왔다.
정성수 종교전문기자 tol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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