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화마을 입구에 설치된 하늘에 떠다니는 물고기 조형물 |
서울시 종로구 이화동 소재 ‘벽화마을’이 최근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만의 고유한 정서와 허름한 재래 주택의 푸근한 정이 남아있는 언덕배기 작은 마을. 또 가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지 못해 지난 19일 벽화마을을 찾았다.
골목마다 담장에 그려진 그림과 설치물은 더 다양해졌고 주로 찾던 연인이나 가족단위를 넘어 외국인 관광객도 꽤 많아졌다.
일제 때 낙산 중턱에 수백 채의 가옥으로 조성된 벽화마을은 오랜 추억과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 일대는 도시재개발보다는 주택환경 개선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낙후된 주거지가 골목길 벽화사업으로 밝고 친근한 이미지로 탈바꿈했다.
정부의 지원과 함께 한젬마 화가 등 예술가 68명의 노력으로 2006년부터 시작된 아름다운 마을만들기 ‘낙산 공공 프로젝트’는 동네 곳곳을 아름다운 그림과 벽화로 수놓았다.
꽃계단 |
벽화는 물론 계단에도 마치 물고기가 살아 돌아다니는 듯한 바닷속 풍경과 나무, 꽃 등 다양한 그림을 그려넣어 찾는 이들의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혜화역과 동대문역 사이에 있는 벽화마을은 KBS예능프로그램 ‘1박 2일’을 비롯해 각종 드라마와 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해 이미 명소가 된지 오래다. 박유천과 한지민의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사랑을 달달하게 표현한 ‘옥탑방 왕세자’의 배경으로도 유명하다.
오랜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이라 옛 추억을 떠올리고 싶은 중장년층이나 특별한 볼거리를 선호하는 젊은층과 외국인에게도 인기가 높다.
또 주변에는 마을박물관과 독특한 콘셉트의 카페 등 소소한 볼거리가 많다.1960년대 고학하며 세운 마대복 관장님의 잘살기 학원을 기념해 만든 ‘잘살기 기념관’은 벽화마을의 명물이다. 불우했던 3600명의 청소년을 학비도 대주고 보살펴 가며 사회 각층에 내보낸 의미 있는 산 교육의 장소이기도 하다.
담벼락 그림 |
최근에는 서울 종로의 벽화마을, 서울 홍제동의 개미마을, 서울 반포동 서래마을, 파주 헤이리마을 등 낭만이 있고 고유한 정취를 가진 마을이 점점 많아지는 추세다.
이런 마을이 정체성을 갖고 꾸준히 발전하려면 일관성 있는 도시계획과 정책 수립, 마을공동체와 정부의 적절한 상호소통, 적극적인 관심과 더불어 관광객이나 주민들의 세심한 보호가 필요하다.
잘살기기념관 안내판 |
벽화마을 주변에는 아름다운 성곽과 정취가 물씬 풍기는 낙산공원과 또 다른 벽화마을인 삼선동 장수마을, 조선시대 관아라 불리던 삼군부 총무당과 이화당, 젊음과 낭만의 거리 대학로 등 볼거리가 아주 많다.
전소영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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