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83호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은 지난해 10월 미국 전시회 출품을 위해 반출된 뒤 1년 만에 다시 전시된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나전경함은 일본 소장가에게서 지난 5월 구입한 뒤 5개월여 만에 일반에 공개되는 것이다. 시간이 그리 걸리지 않은 셈인데, 나전경함의 상태가 좋기 때문이다. 새로운 유물의 일반 공개는 이처럼 유물 상태에 따라 좌우되기 마련이다. 훼손이 심각하다면 보존처리를 반드시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나전경함의 상태가 양호한 편이고,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아 박물관에 새로 들어온 유물들과 함께 일단 전시를 하기로 했다”며 “부분적인 박락 등의 위험 요소는 차후에 찾아 보존처리 과정을 거치게 된다. 나전경함을 최상의 상태로 만들기 위한 과정으로 이해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새로운 유물에 대한 학술적인 조사도 있어야 한다. 박물관은 소장 가치를 따져 유물의 입수 여부를 결정한다. 따라서 입수 전에 기본적인 조사가 이뤄지지만, 이후에 언제, 누가 만들고 어떻게 활용되었는지 등을 꼼꼼히 따지기 마련이다. 국립민속박물관 관계자는 “새로운 유물은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전문가들이 공동 연구를 한 뒤 전시에서 소개한다. 명칭·제작시기·크기·재원·입수 경위 등 관련 정보를 정리하는 과정도 거친다”고 전했다.
‘국보 중의 국보’로 꼽히는 반가사유상과의 ‘재회’는 1년 만이다. 10월 중 전시실로 나올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전시를 위해 나간 뒤 올해 3월에 돌아왔고, 그간 수장고에 있었다. 이처럼 장기 대여로 나갔던 유물은 박물관으로 돌아오면 일정한 휴식기를 가진다. 이동 과정 중에 유해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외부 환경에 노출되기 때문. 유물의 재질에 따라 휴식기간은 달라지는데, 금속 유물인 반가사유상의 경우에는 일주일 정도면 문제가 없다.
지난 7월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들이 고려의 나전경함을 언론에 공개하고 있다.나전경함은 다음달 일반 관람객과의 첫 만남을 가진다. 연합뉴스 |
외부 환경에 민감한 회화는 금속제 유물이나 도자기 등과 달리 휴식기간은 길고, 교체주기가 짧다. 전시 기간 중 오랫동안 빛을 받으면 색이 바래질 수 있어서다. 회화의 전시 기간은 1년에 3개월 정도. 박물관에 있었든, 외부에 대여가 됐든 이 기간을 맞춘다. 9개월 동안은 적절한 온도, 습도가 유지되는 수장고에 보관돼 다음 전시를 기다린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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